“주민들 사이 좋은 것이 으뜸중에 으뜸인 우리마을”
177 - 영광읍 덕호1리 김동현 이장
영광읍에서 법성면 쪽으로 4차선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길 아래 옛 2차선 도로 오른쪽으로 백동주유소가 보인다. 전화를 하니 하얀 트럭을 타고 마중을 나온 영광읍 덕호1리의 김동현(53) 이장.
차를 따라오라는 손짓에 뒤를 따라서 도착한 곳은 영광읍 덕호1리의 마을회관이다. 이곳에서 큰 잔치라도 열리는 듯 회관 마당에는 많은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고 마을주민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딱 보기에도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영광읍 덕호1리는 규모가 꽤 큰 마을이다. 백동, 덕림, 세동, 덕산, 삼덕 등 5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도 95가구 185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 이장은 “원래는 100가구도 훨씬 넘었는데 그 수가 조금 줄었다”며 “한가구에 여러 세대가 같이 살고 있는 것까지 더하면 110세대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제법 큰 마을이다”고 말했다.
덕호1리의 주민들은 벼와 양파, 고추농사를 많이 짓고 축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많은 편에 속한다. 덕호1리에는 7~8개의 큰 축사가 있는데 비교적 젊은 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다. 김 이장은 “젊은 사람이라고 해봤자 50, 60대이지만 다른 마을과 비교하면 젊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날은 덕호1리 4개의 자연마을이 함께하는 마을계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마을회관 한쪽에서는 임원을 선출하는 회의가 한창이고 부엌에서는 음식 장만이 한창이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김 이장은 “매년 음력 1월20일마다 덕림, 세동, 덕산, 삼덕마을의 마을계가 열린다”며 많은 사람이 모인 이유를 설명했다. 4곳의 자연마을의 마을계 회의는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들과 함께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 마을계의 회장과 부회장을 선출하기도 했는데 서로 안하겠다고 하다가 마을사람들에게 붙들려 억지로 회장, 부회장 자리에 앉혀지기도 했다.
고현임(54) 부녀회장은 “농한기인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는 많은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시간을 보낸다”며 “마을자랑이 특별한 것은 없지만 마을주민들이 서로 사이가 좋은 것은 어느 마을과 비교해도 으뜸이다”고 자랑했다.
덕호1리는 배수관이나 수도관 정비가 필요한 곳이 많다. 김 이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광읍에서 열린 군수와의 대화에서 마을의 배수관을 정비해 줄 것을 건의했다.
김 이장은 “매년 장마 때마다 물이 범람해 인근 축사와 논이 침수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똑같은 건의를 했는데 군청에서 올해는 꼭 배수관 정비를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김 이장에게 덕호1리는 할아버지 때부터 살아온 곳이라 애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개선하고 정성을 쏟고 있다.
이장을 맡은지 4년째에 접어든 김씨는 “처음 공약처럼 각 자연마을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덕호1리의 마을주민들과 김 이장은 본격적으로 다가올 농사철을 앞두고 힘차게 외친다. “우리 다 같이 화이팅 합시다. 화이팅!”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