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노래 소리 끊이지 않는 어르신들의 쉼터

만년경로당 <군서면>

2013-03-21     영광21

경로당 안은 보이는 신발 수보다 많은 어르신들로 북적북적 하다. 입구 왼쪽으로 보이는 선반에는 북이며 장구, 징 등이 쌓여있고 방 안에는 노래방 기계, 안마기 등이 구석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넓지 않은 평수에도 TV와 큰 책상 등 있을 건 다 있는 군서면 가사리의 만년경로당(회장 김재수 사진).
만년경로당은 오래전부터 마을회관으로 사용하던 곳을 2002년 경로당으로 등록했다.

그러다보니 경로당 건물이 20평으로 새로 건축된 다른 마을의 경로당보다 좁은 편이다. 회원은 32명 정도로 회비는 매달 2,000원씩 걷고 있다.

만년경로당의 방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칠판은 어르신들의 소식통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칠판위에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간단한 농사정보와 이달 모임 유사로 보이는 한 어르신의 존함이 적혀 있다.

김재수 회장은 “매달 마을에서 경로회를 열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다”며 “그러다보니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음식을 대접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 한쪽에 새로 구입한 것처럼 보이는 노래방 기계와 노래방에나 있음직한 인기곡 모음 포스터가 벽에 붙어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20여평에 불과한 경로당 규모에 비해 큰 상이 3개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래방 기계는 지난해 연말에 회원들과 마을주민들이 5만원씩 갹출해 마련했다.

김 회장은 “우리 경로당의 총무와 마을의 재미있는 사람들 여럿이 의견을 모아 노래방 기계를 구입했다”며 “농한기에는 거의 날마다 경로당에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데 온 동네가 떠들썩하다”고 웃으며 말한다.

또 한 어르신은 “회원들이 대보름이나 잔치가 열리는 날에는 북이며 장구를 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만년경로당 회원들이 즐기는 오락도 색다르다.

경로당 한쪽에 자리 잡은 다트보드는 어르신들의 오락거리이기도 하지만 운동기구이기도 하다. 이 다트보드는 회원들이 폐휴대폰을 수집해 보건복지부에 보내 윷놀이판과 함께 상품으로 받았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재미로 화투를 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트나 윷놀이를 하고 있다”며 “양손을 사용해 다트핀을 던지니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고 자랑한다.

“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며 사이다 한병을 기어코 손에 쥐어주는 만년경로당 어르신들. 군서면 가사리 만년마을은 농사철을 앞두고 어르신들이 즐겁게 노래부르는 소리로 날마다 떠들썩하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