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아이에게 좋은 태몽을 이야기 해 주자

2013-03-28     영광21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는 오늘도 칠순이 넘는 할머니가 자동차에 주유를 한다. “할머니! 이젠 그만 하세요”라는 손님들의 말에 할머니는 “나의 운명이랍니다”라고 말한다.

강원도 시골에서 자란 할머니의 운명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마실 물을 요구했던 행인의 입에서 “첩의 상이구나”라고 한 말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날부터 소녀에게 ‘나는 첩이 된다’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자라기 시작했다.

곱게 자란 소녀는 여고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조그마한 직장에 취직했다. 그리고 직장에서 유부남이었던 과장의 친절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마침내 함께 살림을 차렸다. 그리고 둘째 부인으로 주유소를 운영하고 남편과 큰 집을 섬기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태몽은 아이의 운명을 압축
세상에서 되돌릴 수 없는 것 3가지가 있다. 첫째 시위를 떠난 화살이요, 둘째 흘러가 버린 세월이요, 셋째 입 밖을 떠난 말이다.

입 밖을 떠난 말은 크고 작은 흔적을 남기면서 누군가의 삶에 활력을 주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를 자살로 이끄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소녀에게 무심코 던진 행인의 한마디는 한 여인을 첩으로 유도하는 운명의 나침반이 됐다.

사람은 5감(눈, 코, 귀, 입, 촉)과 마음으로 느끼는 육감의 세계에서 나아가 우리의 정신능력이 발현되는 7감을 가진 존재라고도 한다. 꿈은 인간의 영적능력이 발현되는 정신과학의 세계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대의 선물이다.

인간은 장차 일어날 일을 꿈으로 예지해내는 신비한 영적능력을 부여받은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의 정신능력을 컴퓨터에 비유한다면 486, 586의 컴퓨터를 훨씬 뛰어넘어 억팔육, 조팔육의 컴퓨터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꿈 중에는 아이를 밸 것이라고 알려주는 태몽이 있다. 그러나 꿈 전문가 홍순래 박사는 태몽은 한 인간의 탄생 예지를 넘어 장차 태어날 아이의 운명에 대해서 상징적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청사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신체적 특성이나 행동특성, 직업, 신분의 귀천 등 장차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개략적인 운명의 길을 예지해 주고 있다고 했다. 분명 태몽 속에는 보이지 않는 운명의 길을 알려주는 신비스러운 힘이 있다.

태몽 들려주면 삶의 이정표가 돼
초등학교 어린 시절 아이에게 좋은 태몽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태몽은 아이의 정신세계에 오래 오래 기억될 뿐 아니라 한 인생의 삶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태몽이 주는 교육적인 효과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로 일생에 걸쳐서 반영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태몽은 친척이나 가까운 사람이 대신 꿈꿔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들 중에는 태몽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태몽이 없거나 기억나지 않을 때는 아이와 관련된 좋은 꿈을 미화하거나 발전시켜 들려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태몽 이야기는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깨우치고 세상을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가치가 있다.

아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잠재능력이 있다. 아이는 10%만이 보일 뿐 보이지 않는 잠재능력이 90%나 되는 빙하와 같다. 그래서 아이는 오늘이 아닌 미래로 보고 나타나지 않은 잠재력으로 보아야 한다.

태몽 이야기를 통한 격려의 말은 분명 정신의 보약이다. 태몽 이야기는 아이의 무의식 속에서 계속 성장하고 아이는 그 꿈을 실현하려는 의지와 기대감을 가지고 평생 살아가게 된다.

아이의 무한한 잠재력과 개성을 키우는 것은 부모가 주는 인정과 격려의 말이다. 좋은 태몽 이야기는 태어남에 대한 축복의 말이요, 무한한 가능성을 키우는 희망의 말이요, 에너지가 넘치는 격려의 말이다. 따라서 태몽은 한 인생이 살아가는데 길잡이가 되고 어떤 역경에도 결코 좌절을 허락하지 않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병래 / 영광교직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