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모두 아픈 곳 없이 건강한 것이 큰 자랑”
180 - 군서면 매산2리 강형순 이장
마을주민들에게 마을회관의 위치를 묻는 와중에 강형순(60) 이장이 옆구리에 고무 대야를 들고 걸어 온다.
강 이장의 뒤를 따라 도착한 외방마을 경로당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전기장판 위에 눕거나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서둘러 몸을 일으키며 “어서 오시오. 바닥은 차가우니까 여기 따뜻한 장판 위로 올라와서 앉아요”라며 전기장판 한쪽을 내어준다.
매산2리는 백동, 외방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으며 40세대 78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마을주민들은 벼와 고추농사를 많이 짓는데 딸기나 담배 농사를 짓는 주민도 있다.
강형순 이장은 “예전에는 노지 딸기와 담배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지금은 몇집 안 남았다”며 “마을주민들이 고령화되다 보니 손이 많이 가는 농사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매산2리를 들어서려면 지나야하는 큰 다리가 있는 불갑천은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지점으로 예전에는 이곳까지 배가 들어왔다고 한다.
한 마을주민은 “옛날에는 주민들이 새우도 잡고 그것으로 젓갈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매산2리의 자랑중 하나는 마을주민들이 모두 아픈 곳 없이 건강한 것이다. 매산2리도 여느 시골마을과 다름없이 70대 이상의 마을주민들이 대부분이고 90살이 넘는 주민들도 꽤 있다. 그러나 몸이 아파서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함을 자랑한다. 경로당 한쪽에도 머리를 곱게 빗어 비녀를 꼽은 정정한 어르신들이 보였다.
한 마을주민은 “저 양반들은 100살이 내일모레인데도 허리도 안 꼬부라지고 건강하다”고 자랑한다.
매산2리의 마을주민들은 서로 사이가 좋아 경로당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언제나 마을주민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난방비를 아껴 써도 항상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전기장판위에 올라 앉아 있던 것도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강 이장은 “지원받는 난방비가 부족해 마을자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항상 부족하다”며 “낮에는 보일러를 끄고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밤에만 잠깐 보일러를 켠다”고 말했다.
또 “마을자금으로 부족한 난방비에 쓰다 보니 해마다 떠났던 관광을 올해는 못가게 됐다”며 “가까운 곳이라도 한번 다녀오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없다”고 아쉬워 했다.
마을주민들도 “우리 마을처럼 주민들이 많이 생활하는 곳은 난방비를 조금 더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강 이장은 또 “마을 앞에 큰 마당이 있는데 마을주민들이 더 나이먹기 전에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설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염산에서 시집와 매산2리를 고향삼아 마을 주민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강 이장.
“우리 마을처럼 단합심이 좋은 곳은 없다”며 마을 자랑을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에서 매산2리에 대한 강 이장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