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공경 청년들의 마음으로 건립된 어르신 쉼터”
지산정경로당<영광읍>
토요일 늦은 오후 지산정경로당에는 정정한 남자 어르신들이 깔끔한 복장으로 하나둘 경로당 건물로 들어섰다. 이날은 매월 열리는 월례회가 열리는 날로 경로당 살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지산정경로당은 1984년 이곳 백학리에 건축됐다. 본래 백학2리의 마을회관으로 쓰던 것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으로 사용하게 됐다.
한 어르신은 “우리 경로당은 다른 경로당과 달리 마을주민들과 회원들이 자금을 마련해 자립으로 건립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3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로당답게 건물 내부에는 역대 회장들의 사진과 당시 창립자 명단 등이 걸려있다. 지산정경로당의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벽에 걸린 회칙이다. 경로당 창립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회칙에는 경로당 회원들에게 상조와 존경, 언행일치, 사회봉사를 실천하며 살 것을 전하고 있다.
배정일 회장은 “다른 경로당과 다를 바 없지만 우리 회원들은 회칙을 항상 기억하고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중이다”고 자랑했다.
경로당의 현재 회원수는 31명으로 모두 남자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다. 매달 월례회를 열고 있으며 정기총회는 해마다 연말에 열고 있다.
최동원 총무는 “매월 회비로 5천원씩 걷어서 경로당 살림도 운영하고 회의가 끝나면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며 상호간에 화합을 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봉노회 회장을 맡았다는 강귀석 어르신은 “마을 청년들이 노인들을 위해 잔치를 열고 봉사하며 영광지역의 청년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회상했다.
현재 봉노회는 없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회원수가 90여명에 육박할 정도였다고. 당시 청년으로 봉노회장을 맡았다는 어르신의 나이도 어느덧 80이 넘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케 한다.
배정일 회장은 “지산정경로당이 창립 당시 회원수가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많았는데 현재 창립회원들은 거의 돌아가시고 회원수도 크게 줄었다”며 “적은 회원수지만 모두 화합하고 언제나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