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많고 건강한 어르신들로 넘쳐나는 건강 쉼터”

당산경로당<묘량면>

2013-05-16     영광21

마을을 들어서는 초입부터 알록달록 철쭉꽃으로 수놓인 꽃길을 따라 묘량면 영양리 당산마을의 당산경로당(회장 이현식)을 찾았다.

당산경로당을 들어서자 많은 어르신들이 똑같은 옷을 깔끔하게 맞춰 입고 밝은 얼굴로 맞는다. 회원들의 평균나이가 70세가 넘는데도 유난히 건강한 기운이 넘치는 당산경로당은 1999년 건립됐다.

경로당은 건립 당시 건축비의 일부는 군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주민들과 경로당 회원들의 자녀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마련해 부지를 구입하고 건물 건축비로도 조금 보탰다.

경로당 운영은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지 않고 어르신들이 폐자재나 폐비닐을 수집·판매해 마련한 마을자금으로 충당한다.

김사순(59) 이장은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해 줘 한곳에 폐비닐이나 고철 등을 모아놓으면 트럭에 실어다가 판매한다”며 “이렇게 마련한 마을자금으로 회원들에게 회비를 따로 걷지 않고 경로당 운영비로 쓰기도 하고 2009년부터는 마을입구에 꽃길을 조성했다”고 자랑한다.

당산마을이 행복건강마을로 선정됨에 따라 대한노인회, 보건소, (사)한걸음더 등에서 1주일에 3번 경로당을 방문한다. 이 덕분에 경로당 회원들은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고 활기차게 살고 있다.

올해 나이 90세로 경로당의 최고 고참인 한 어르신도 나이답지 않게 정정할 정도로 회원들 모두 연세에 비해 훨씬 젊게 보인다.

경로당 곳곳에는 어르신들의 운동기구와 활동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1m 조금 안돼 보이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기구에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저마다의 이름이 쓰여 있는데 이것은 스트레칭을 할때 사용한다고 한다. 또 김 이장이 꺼내 보여준 한 서류철에는 노래교실에 사용할 자료가 큰 글씨로 적혀있었다.

매주 당산경로당을 찾아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한걸음더’의 강윤례 강사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사례를 관리하고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매주 20명이 넘게 나올 정도로 적극적이어서 처음보다 많이 활기차고 건강해 졌다”고 말했다.

한 마을어르신은 “우리 경로당 회원들은 단합이 잘돼 누가 의견을 제시하면 한사람도 반대하는 일이 없이 서로 돕는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1년동안 함께해 정든 요가강사와 헤어지기 아쉬워 사진을 찍었다는 경로당 한쪽 벽에 걸린 액자를 보니 인정 많은 어르신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사진속 웃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처럼 항상 즐겁고 건강한 웃음을 오래오래 이어가길 바란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