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즐거움에도 함박웃음 번지는 정다운 쉼터

학산경로당<백수읍>

2013-06-07     영광21

불갑천에서 나온 물줄기가 백수읍 하사리까지 이어지는 농수로의 물이 마을 앞으로 흐르는 백수읍 학산2리에 자리한 학산경로당(회장 오산종 사진).

학산경로당은 2002년 건립됐다. 농수로 위로 놓인 다리를 지나야만 학산경로당에 발을 딛을 수 있는데 다리입구에 2마리의 사자석이 양 옆을 지키고 있어 멋과 운치를 더한다. 마을 앞 농수로 건너편은 모두 마을주민의 일터인 논이나 밭인데 그 자리에 경로당이 건립됐기 때문에 다리도 놓인 것이다.

오산종(76) 회장은 “원래 논이었던 부지에 흙을 돋아 군에서 지원받은 건축비로 경로당을 건립했다”며 “군에서 지원받은 건축비 외에도 마을주민이나 객지에 나가있는 자녀들 혹은 향우들에게 희사금을 받은 것이 많아 이를 모두 경로당앞 기념비에 새겨놓았다”고 자랑한다.

오 회장의 말에 따르면 어느 경로당에 가더라도 이처럼 멋진 기념비가 없을 것이라고. 경로당 입구에는 사자석과 거북이석도 있는데 사자석은 액운을 막고 거북이석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학산경로당 회원은 모두 60여명에 이르며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매일 30여명이 넘는 회원이 모여 점심을 함께하기도 하며 정다운 시간을 보낸다. 회비는 따로 걷기보다 이따금씩 들어오는 희사금과 군에서 지원되는 운영비로 살림을 꾸려 나가며 회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운영한다.

오 회장은 “회원들 대부분이 쌀이나 보리농사를 짓고 있어 농번기를 제외하면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거의 없어 실업자나 다름없다”며 “노인일자리사업이 확대돼 더 많은 노인들이 참여하고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군중(73) 총무는 “회원들을 위한 운동기구가 하나도 없는 것이 아쉽다”며 “런닝머신이나 자전거 등 운동기구가 설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경로당 회원들이 몇번이나 “KBS방송국에서 나왔냐”고 물어왔다. 이유는 오 회장이 ‘KBS방송국에서 우리 마을을 취재하러 온다’고 회원들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오 회장과 유 총무는 “KBS방송국에서 나왔다고 하라”며 눈을 깜빡여 학산경로당의 유쾌함이 엿보였다.

수박 2통을 갈라 다 같이 나눠먹으며 오히려 “덕분에 잘 먹었다”는 인사를 전하는 학산경로당 어르신들. 사소한 것 하나에도 고마워하며 유쾌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학산경로당에서 힘찬 에너지를 듬뿍 얻어간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