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산 기슭따라 해안도로 트레킹산행을
산이야기 - 영광 구수산(351m) 갓봉(344m)
2004-10-22 영광21
이제 영광에도 해안도로가 있다. 그리고 칠산의 낙조 명소가 있고 문화의 마을 동백골 영화 촬영지까지 이제 군민의 관심을 끌어 모은 환경운동의 현장으로서 하나의 푯대를 삼을만 하다. 그런가하면 백수해안도로 주변에는 전국 등산인들이 즐겨찾는 명산도 있다. 해변따라 파도처럼 술렁이는 ‘갓봉’을 비롯해 원불교 성지인 소태산 박중빈 선생의 생가를 중심으로 감싸고 있는 구수산도 있다.
산행은 석구미 길목에서 시작해 20여분 내려서면 수변공원이 시야에 들어오고 그 아래로 동백마을 영화촬영지가 나온다. 여기서 역사의 탐방을 마치고 뒤돌아서면 산록빛으로 채장한 고두섬을 감싸 돌고 주변의 음식점들 활기차다.
14km 해안도로 8km 트레킹산행 요람지
파도는 밀려와 고두섬 이마에 부딪치고 남기는 거품은 자갈밭으로 숨어버린다. 고두섬 쉼터에 앉아 물 한모금 기울이는 트레킹산행 손님들의 웃음꽃을 쳐다보며 20여분을 더 걷다보면 대신리 삼거리다.
정유재란 열부순절각이 있는 곳이기도 한 8여각 아래는 바닷물이 들어오면 수반위에 떠 있는 구슬알처럼 바위봉이 아름답다. 이곳이 구수산 갓봉. 등산을 다녀온 산악인들의 종착역이요, 내일을 기약하며 피로를 풀어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어서 산행은 곧바로 도로를 타고 10분쯤 오르면 멋진 관광버스 안내양이 손님을 맞이한다. 움직이는 커피숍 해안도로에 멋진 명물다방이다. 커피숍을 구경하고 뒤돌아 바로 오르면 도로변에 팔각정이 잘 지어져 있고 그 앞에서는 수자원공사에서 샘 파기가 한창이다.
잠깐 오르면 전망대가 있고 관광안내판이 잘 정돈돼 있다. 여기서 앞뜰은 법성포요, 서있는 이곳은 백수해안도로다. 이곳 아래 검은바위 벽면에는 낚시꾼이 있다. 이곳이 낙조의 명소요,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쪼그려 구경하다 도로를 휘돌으니 산능선이 가린다. 고개 넘어 평지에 도착하니 간선배를 여기저기 매어놓고 오두막 구멍가게에서는 웃음소리가 요란하다. 그 웃음따라 빗탈길 올라서니 숨이 차 올랐다.
소나무 숲에서 숨 돌리며 오가는 돛단배 구경삼아 출렁이는 파도속에 숨어있는 하얀집 발견하고 10여분 달려와 보니 모래미해수욕장 커피숍이다. 커피숍 의자에 쪼그려 앉아 못쓴 시 한수 지어본다.
<모래미 모래밭>
모래미 커피숍
의자에 앉아
밀려오는 파도소리
자장가 삼아
커피잔 기우리네.
어데선가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살며시 일어나
뒷동산 쳐다보니 구수산 저넘어
실버의 소리
슬픔소리 벗삼아
살펴보니
옥녀봉 기슭아래
원불교의 성지
종소리 후자에게
기도 올릴 때
선생님 생가 들려
구간도실 들렸다가
삼밭재에 머물려 하네.
바람소리 못막아
대나무밭 속 뚫고
구수산 넘어 바윗골은
모래밭에 안기네
모래미 커피숍을 떠나 맴도는 도로따라 구수리에 도착한 바다건너 정면에는 불교최초도래지 마라난타 인도스님이 최초로 발을 내딛였다는 역사의 현장이 한 장의 사진처럼 펼쳐 보인다. 산행이 즐거워 발길을 재촉하니 어느새 이름도 생생한 ‘한시랑이’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동행하는 동료와 과일 한쪽 나누고 오늘의 트레킹산행을 마무리하면서 사진 한컷 속으로 들어가 추억을 남겼다.
산행코스
▶ 석구미∼동백마을~고두섬∼8여각∼대신리 종점∼모래미∼구수리∼한시랑이 2시간40분∼3시간 소요
김종일 - 서해산악회 직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