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익어가는 포도알처럼 인심도 익어가는 마을
197 - 염산면 신성1리 장종욱 이장
달콤한 포도향을 상상하며 도착한 성상경로당에는 많은 주민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기다리느라 시끌벅적하다. 마침 영광군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저염식 프로그램이 진행중이어서 주민들은 저염식 식단을 직접 체험하고 서로 음식을 권하며 사이좋게 나눴다.
염산면 신성1리는 성상, 도사 2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다. 신성1리의 자연마을 이름에 담긴 뜻이 재미있다.
성상마을은 봉덕산 밑 해변가에서 주민들이 화염을 제조하면서 봉덕산 쪽을 바라보니 마을의 불빛이 별처럼 깜박거린다는 뜻으로 성상星上이라 불리게 됐다.
또 도사마을은 예전 시랑이란 높은 벼슬을 지낸 한 선비가 들어와 살면서 ‘도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마을주민은 여느 농촌과 같이 주로 농사를 지으며 115세대 23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많은 시설하우스들이 즐비한 신성1리의 넓은 들에서 주민들은 포도 이외에도 파프리카,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생산한다. 덕분에 이곳 주민들은 1년 12달을 바쁘게 생활한다.
장종욱(53) 이장도 바쁘기는 매한가지. 올해로 5년째 이장을 맡아오고 있는 그도 사업을 위해 여름철 뜨거운 땀을 흘리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성상경로당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 준 찜질방이 시설돼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겨울철이면 이곳에서 농사의 피로를 씻는다. 또 보건소로부터 건강마을로 지정받아 매주 건강교실이 열려 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 이장은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보건소에서 주민들에게 노래나 춤 등을 가르쳐 주는데 호응이 좋다”며 “상반기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제 하반기 프로그램이 시작되는데 어느 마을보다 참여도도 좋은 편이다”고 자랑한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경로당에 시설된 찜질방은 주민들의 이용률이 꽤 높은 편이지만 올해부터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마을의 고민이 늘었다.
유복순(60) 부녀회장은 “현재 찜질방의 보일러도 고장이 나고 고칠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며 “그런데 올해부터는 군에서 예산부족으로 운영비를 비롯해 수리비도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감당하라고 한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매년 나오던 100만원 상당의 목욕탕 유지비가 전체 삭감됐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은 “시골에서 자체적으로 목욕탕을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주민 이용률이 좋은 목욕탕 유지비는 지원을 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장 이장은 무심한 듯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마을에 관련한 일이라면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 만큼만 하는 것”이라며 웃는 장 이장은 표현은 서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