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 좋은 우리 사랑방 100세까지 팔팔하게!
진정경로당<홍농읍>
2013-08-01 영광21
한 여름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정경로당 어르신들은 경로당 바로 앞에 자리한 시정에서 건강운동에 한창이다.
“뜨거운께 어여 올라와서 저쪽에 가서 앉아. 거기가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좋아.”
각자 지팡이를 도구삼아 스트레칭을 하던 어르신들은 자세는 그대로 유지하며 방해꾼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진정경로당에서는 지난 4월부터 매주 3차례 목포과학대학의 건강 100세 운동 힐링서비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덕분에 회원 대부분 농사로 인한 피로를 운동으로 풀고 있다.
진정경로당은 40여명의 어르신들이 사랑방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건물은 마을입구를 지키는 당산나무가 바로 보이는 곳에 시정과 나란히 건립돼 있다.
30여명이 동시에 운동을 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시정은 27년전 순수 마을자금으로만 지은 마을주민들의 자부심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문두영(72)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다같이 운동하면 좋은데 첫날 몇몇 회원이 참석하지 않아 명단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같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됐다”며 “목포과학대학과 군청에도 건의해 봤지만 예산이 없단 이유로 안된다고 하더라”고 크게 아쉬워했다.
“한 동네 사람인디 하면 같이 해야제”라며 아쉬워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평소 한 가족처럼 생활하는 전통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진정경로당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문 회장은 “우리 마을은 주민이 자주 드나드는 소재지 인근의 마을과는 다르게 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고 있다”며 “지금도 한 집에서 제사를 지내면 제사음식을 다같이 나눠먹으며 정답게 살고 있다”고 마을의 인심을 자랑한다.
마을에 고추작목반이 있어 서로 화합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도 자랑. 하지만 이마저도 갈수록 고령화되는 농촌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문 회장은 “지금 회원 몇몇이 내일모레 비가 온다고 해서 고추를 따러 갔는데 앞으로 3~4년 뒤 다 나이가 들어서 이마저도 못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오히려 욕심내며 하는 어르신들은 앞으로 10년, 20년은 거뜬히 건강하고 팔팔할 것 같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