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이어 2대째 마을을 꾸리는 믿음직한 이장

198 - 홍농읍 신석4리 김진수 이장

2013-08-08     영광21

법성면소재지를 지나 홍농읍소재지로 향하는 길 사이로 멋지게 펼쳐진 가로수길을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신석4리 명당마을’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보인다.

그런데 내비게이션만 믿고 지나쳐 먼 길을 돌아 물어물어 힘들게 홍농읍 신석4리(이장 김진수)에 도착했다. ‘제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 하더라도 마을주민들의 정확한 길안내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도착한 신석4리 명당마을 시정에는 많은 마을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추수확을 시작한 바쁜 와중에도 마을주민들이 시정에 모인 이유는 이날 시정에 TV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김진수(55) 이장은 “우리 마을은 한빛원전 3발전소 6호기 발전6팀과 자매결연을 맺어 잘 지내고 있는데 원전측에서 시정에 TV를 설치해 줬다”며 “형식적인 자매결연이 아니라 교류도 자주하고 곽영종 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이 진정성을 갖고 마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홍농읍 신석4리는 세덕, 명당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으며 마을 앞으로 넓게 펼쳐진 평야를 자랑한다. 농토의 규모가 750정보에 이를 정도. “일본사람 천기가 바다를 막으면서 지금의 논밭이 형성된지 올해로 꼭 90년이 됐다”는 마을주민들의 말을 빌리자면 일제강점기때 간척을 하면서 생긴 농토는 주민들의 땀으로 비옥한 농토가 돼 지금은 고급 쌀을 생산해 내고 있다.
한 마을주민은 “농토에 염기가 있으면 농사를 짓기는 사납지만 맛이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마을주민이 갈수록 고령화 돼 이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토는 넓지만 이를 경작할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
마을주민들은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앞으로 큰일이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갈수록 고령화되는 농촌의 현실은 김 이장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그가 힘이 닿는 대로 돕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또 김 이장의 또 다른 한가지 고민은 고령화에 따른 마을 어르신들의 복지환경이다.

김 이장은 “명당마을에는 경로당이 있지만 세덕마을에는 경로당이 없어 겨울이면 어르신들이 비닐하우스를 쉼터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세덕과 명당이 거리가 멀어 함께 이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경로당이 따로 건립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무조건 안된다고 하기보다 현장확인을 통해 꼭 필요한 곳은 고려해 보는 융통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김 이장은 그의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마을이장을 맡아오는 특별한 이력을 자랑한다. 그래서 마을주민들도 그를 더욱 신뢰하는 한편 김 이장도 책임감이 막중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마을을 잘 가꿔 나가는 것이 그에게 가장 큰 업무이자 숙제이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이 화합하고 평화롭게 잘사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며 “돈이 많고 부유하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이좋게 잘사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김진수 이장이 아버지이지만 훌륭한 스승이기도 한 그의 아버지보다 더 나은 청출어람의 이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