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도 나의 일, 봉사활동도 나의 일일뿐입니다”
정덕임 <군서면새마을부녀회장>
길거리마다 햇볕을 쪼이며 말려지는 고추의 매운 향 덕분에 가을 냄새가 물씬 난다. 군서면 덕산2리 마을의 시정에서는 마른 고추의 꼭지를 손질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작은 mp3에서 나오는 신나는 음악의 박자에 일하는 손도 절로 흥이 난다. 고추를 한 가운데 두고 빙 둘러앉은 사람들 가운데 주민들이 ‘애기’라고 소개하는 군서면새마을부녀회장 정덕임(48) 회장.
정 회장은 “우리 마을주민들은 항상 이렇게 서로서로 돕는 공동체 생활을 하며 정답게 산다”고 마을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다.
덕산2리의 부녀회장이자 군서면새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결혼해 이곳으로 이사해 오면서 농사꾼이 됐다. 순천시에서 태어나 농사일이라곤 모르고 살았던 그녀가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마을사람들이 모두 칭찬하는 농사꾼이 된 것.
정 회장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다보니 농사를 접해보지 못해 처음 이 곳으로 이사오니 막막했다”며 “마을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하나하나 터득하게 되더라”고 회상한다.
마을주민들은 “딸을 등에 업고 논밭으로 나가 일할 정도로 이제는 어엿한 농사꾼이 다 됐다”며 “농사도 많이 짓는데 그 와중에 봉사심도 좋아서 안에서 밖에서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고 말한다.
주민들의 말처럼 정 회장은 마을부녀회장과 군서면새마을부녀회장으로 일하며 불우이웃돕기, 어르신 위안잔치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매년 명절에는 불우이웃이나 독거노인 등을 찾아 청소도 하고 물품을 전달하고 겨울에는 김장김치 나눔도 이어오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것도 ‘내 일’이니까 나눈다는 기쁨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이제 10살밖에 안된 딸이 종종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딸에게 ‘엄마가 하는 일은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니 좋은 일이야’라고 설명하면 믿고 따라주기도 한다고.
그녀는 이밖에 순수 군서면민들로 구성된 참나눔봉사대의 봉사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참나눔봉사대는 지난 3월에 결성돼 군서면의 홀로 사는 독거노인 등을 찾아 집수리, 청소 등을 돕고 있다”며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이 순수한 뜻을 모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남편의 고향에서의 생활이 낯설고 힘들만도 한데 어느새 영광사람이 다 돼 나누는 기쁨을 함께 하는 그녀가 있어 든든하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