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영광상사화축제 기념 시·수필 인터넷 공모전 입상작
동상 - 상사화
정은지/ 광주광역시
그대 그리는 내 가슴
날마다 타 들어가고
엇갈린 운명의 사랑
슬퍼할수록
빠알갛게 빠알갛게
번져납니다.
애틋한 그리움
휘감은 사랑은
정갈한 목탁소리에
감추어 봅니다.
행여 조는 사이
그님 오실까
대웅전 처마끝
풍경소리
화들짝
바알가니
사랑을 내 보입니다.
동상 - 영광의 풍미
전두례/ 영광군
천년의 맛을 머금고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며
차라리 엮여버린
굴비
시린 가슴 숨긴채
불꽃처럼 타오르는
슬픈 꽃말의 주인공
상사화
달도 차면 기우나니
반달모양 떡빚어
채워가는 지혜로운
모싯잎 송편
천년의 빛을 머금고
영광의 풍미를 발한다.
동상- 상사화
김경옥/ 영광군
애끓는 그리움 활활 타올라
노을 빛 꽃무리 하나 둘 벙글어지더니
어느새
불갑산 산자락 휘감아 지천이구나.
한가위 날, 중천의 달님이 풀어낸 기나긴 사연들
하늬바람 타고 푸른 융단 위에 줄줄이 내려앉더니만
그예
그 골짜기에서 상사화 축제가 열렸더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외길 따라 모여든 길손들
천길 만길 가슴속 애잔한 그리움 토해내려다
그만
핏빛 노을에 드러누운 사연들 넋을 잃고 바라본다.
동상 - 영이야 광이야 영광으로 가자
박복순/ 전북 장수군
해마다 9월이면
천년세월 천 가닥 사랑 품고
환장할 지경으로 붉게 핀
불갑산 상사화
정겨운 옛이야기가 들리는 그곳
영이야 광이야 영광으로 가자.
느그들이
서해바다 품은 굴비 맛을 알겠냐 마는
더운 쌀밥에 굴비 한마리면
혼자는 맛 감당하기 어려울 게다
영이야 광이야 영광으로 가자.
떡 빚는 마음
자식 빚는 것 같다던 아지매
손끝 정성 꽉 채운 모싯잎 송편
풋풋한 사람 냄새 그리웁제
영이야 광이야 영광으로 가자.
해당화 따라 가다보면
눈 닿는 곳 마다 절경인 백수해안도로
상사화 누빈 이불 옮겨 놓은 듯한 노을
그 비단 이불속에 나를 쉬게 하는 그곳
영이야 광이야 영광으로 가자.
언제든 찾아 가면
내 허기를 잡아주는 친정집 마당 같은 그곳
지화자 좋을 씨고 남도의 낙원*
흥이 절로 나고 힘이 절로 나네.
영이야 광이야 영광으로 가자.
* 영광군민노래 한 소절
동상-내 마음속의 산
안선우/ 전북 군산시
당신을 알면서
내 마음속에 커다란 산이 하나 생겼습니다.
항상 푸르게 푸르게 우리의 사랑을 지켜줄
소나무 숲도 있고
너무나 기쁠 때 보일 수 있는 웃음이 넘치는
폭포도 하나 있고
너무도 슬픈 일이 비처럼 쏟아질 때 살을 맞대며
피할 수 있는 작은 동굴도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과 내가 하루 온 종일 뛰어다녀도
지치지 않을 푸른 초장까지도
당신을 알면서
내마음속엔 커다란 산이 하나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