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대신해 지역주민께 고마움을 전해요”

정맹순 <홍농읍여성자원봉사단장>

2013-10-25     영광21

지난 8일 노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스포티움 국민체육관 앞마당에서는 각 읍·면별로 어르신들의 점심식사 마련에 한창이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도 장만한 음식거리로 상차림을 준비중인 이들 가운데 만난 정맹순 홍농읍여성봉사단장이 반갑게 손을 끌었다.

“우리 단원들이 어르신들께 점심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정맹순 단장은 마치 자식 자랑을 늘어놓는 부모의 모습처럼 신이 났다. 지난 2002년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한 가사일 돕기 봉사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봉사하는 삶을 실천해 오고 있다.

정 단장은 “누군가가 나로 인해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며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라도 찾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
정 단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한 도배나 장판 등 가사일 돕기 봉사를 비롯한 각종 축제에 참가해 먹거리장터를 열어 얻은 수익금으로 어르신 위안잔치를 열기도 한다.

또 홍농읍여성봉사대는 한수원의 지원을 받아 독거노인 등에게 배달할 밑반찬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봉사단원들이 밑반찬을 만들면 한수원 직원들이 각 대상 가정에 배달하고 있다.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중인 정 회장에게도 한동안 봉사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시련이 닥치기도 했다. 남편이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

그녀의 남편은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다 퇴직후 군의원으로 선출됐던 고 하성기씨다. 시종일관 환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가던 정 회장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정 회장은 “남편을 잃고 충격이 커서 한동안은 봉사활동도 못하고 2년 동안 집에만 있기도 했다”며 “그러다 다시 봉사를 시작하고부터 이제는 남편에게 자랑스러운 아내로 살기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행사장에서 항상 묵념을 하며 남편에게 ‘저 오늘도 봉사활동 나왔어요. 당신이 못다 이룬 꿈을 이렇게라도 대신해서 잘 살테니 하늘에서 꼭 지켜봐요’라고 기도한다”고 말한다.
그녀가 이토록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군의원으로 선출된지 1년만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주민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역주민들이 열심히 일하라고 뽑아 줬는데 불행히도 그 몫을 다 못하고 남편이 돌아가셔서 내가 대신해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며 “이것이 모두 나와 함께 불평없이 함께 활동해 주는 우리 홍농읍여성봉사단원들과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한빛원전 덕분이다”고 고마움을 전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