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쉬어갈 자리를 내어주는 무령리 사랑방”

무령리경로당 <영광읍>

2013-10-25     영광21

영광군청 앞으로 난 길을 따라 북문재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보이는 무령리경로당(회장 장만종 사진)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회원들과 방문객들에게 항상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장만종(77) 회장은 “다들 오고 싶을 때 와서 쉬어갈 수 있도록 오전 7시경 문을 열고 오후 5시경에 문을 잠그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운동을 할 수 있게 탁구대도 가져다 놓고 노인들뿐만 아니라 청년들도 와서 탁구를 칠 수 있도록 했다”고 자랑한다.

무령리경로당은 건립된지 25년이나 돼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본래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쉼터였다가 지난 2006년 여자경로당이 독립해 나가면서 남자어르신들만 이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꽤 많았던 회원수도 크게 줄어 지금은 25명만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장 회장은 “여자들이 함께 사용하면 불편하다고 해서 독립했는데 우리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며 “모두 나이가 많은 남자회원들이다 보니 경로당에서 함께 식사하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이어 “그래서 1주일에 한번씩 경로당을 찾아 밥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는 도우미를 좀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령리경로당은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다른 경로당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정돈이 잘돼 있다. 30여년동안 공직생활을 한 장 회장이 자질구레한 것들을 모두 챙기며 회원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경로당의 부엌문 위에는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라고 적혀있고 그 오른편에는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칩니다’라고 적혀있다.

장 회장은 “아직까지 경로당에서 큰일은 없었지만 예전에 한 경로당에서 독극물이 든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사망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써 붙여 놨다”고 설명한다. 또 안마기에는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써 붙여놓고 한문을 모르는 회원들을 위해 노인강령을 한글로 바꿔 벽면에 붙여놓기도 했다. 이 밖에 경로당 입구에는 경로당의 한달 행사를 적는 게시판도 마련해 놓았다. 무령리경로당은 매월 15일이면 월간회의를 개최해 경로당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장 회장은 “얼마전 신문에서 보니까 한빛원전에서 지원해서 취약계층에 소화기를 전달했다고 하더라”며 “우리 경로당에도 소화기를 비치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