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팥죽을 쒀서 방에 한가득 앉아서 먹었지~”

경로당탐방 - 순용경로당<불갑면>

2013-10-31     영광21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던 날 불갑면 순용경로당(회장 안종용 사진) 바로 옆에 자리한 공중목욕장에 경로당 회원들이 모여 앉았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이면 공중목욕장에서 목욕을 하는 날이라 이날은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 공중목욕장은 5년전 건립됐지만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문을 닫아두었다가 불갑면에서 지원을 해준 덕분에 3년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안종용(74) 회장은 “우리 경로당 옆에는 공중목욕장이 있어서 회원들이 자주 이용하고 좋아한다”며 “우리 회원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가오리, 부춘리 등에서도 목욕이 있는 날이면 이곳까지 찾아와서 평균 20여명 정도가 목욕하고 가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방이 되고 있다”고 웃으며 말한다.

순용경로당은 불갑면 순용리 마을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주민들이 보다 자주 이용하는 사랑방으로 회원은 30여명이다. 군청에서 지원을 받아 건립한 경로당 옆으로는 넓은공터에 운동기구 등이 마련돼 있어 회원들의 건강에도 더욱 좋다고. 또 11월부터는 보건소에서 지원하는 건강체조교실이 열리기로 예정돼 있어 회원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 회원은 “여름에는 다들 일하느라 뜸한디 경로당 앞 시정에서 쉬어가기도 하고 겨울에는 순전히 경로
당에서 밥도 해먹고 놀기도 한다”며 “이제 날씨도 제법 쌀쌀해져 가을걷이가 다 끝나면 경로당에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고민거리로 회원들의 걱정이 많다. 마을입구와 동네 주요 길 등이 아스팔트가 아닌 시멘트 포장으로 돼 있어서 겨울철에는 더욱 미끄럽기 때문이다. 시멘트 길은 눈이 오고 길이 얼면 훨씬 미끄러워서 집에서 경로당까지 오는 길에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안 회장은 “회원들의 다리 등이 부실해서 경로당에 내려오다가 넘어질까봐 항상 걱정스럽다”며 “새로운 면장이 부임해 오면 길을 새롭게 포장해 주겠다고 약속하긴 하는데 잘되지 않아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한 회원은 “불갑면은 면장이 꼭 1년마다 바뀌어서 일을 할만하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그 사람이 가버리면 그만이니 무슨 일을 할 수가 있나”라고 푸념을 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겨울철에 경로당을 주로 찾는다는 점에서 행정관청의 관심이 필요해 보였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마을길이 새로 정비돼 마음 놓고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순용경로당 회원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