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인심이 넉넉해 경로당 살림도 넉넉하지”

신천경로당<묘량면>

2013-11-28     영광21

“우리도 젊었을 때는 참 예뻣는디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가 모르것어.”
한 어르신의 푸념소리에 “사람이 늙고 갈 때가 되면 가야 젊은 사람들이 나고 잘 살지. 너도 나도 다 같이 늙은디 너무 슬퍼하지 말어”라고 연륜이 묻어나는 덕담이 이어진다.

날씨가 추울 때나 더울 때에도 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묘량면 신천경로당(회장 장재신 사진)에 모여 앉은 어르신들이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장재신(80) 회장은 “우리 경로당에는 농번기에만 조금 뜸하지 매일 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며 “<여민동락>에서 매주 경로당을 방문해서 회원들에게 한글도 알려주고 그림도 그리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출석률이 더욱 좋고 회원들 또한 정말 즐거워 한다”고 소개한다.

장 회장의 말처럼 신천경로당에서는 올해로 2년째 <여민동락>과 마을주민 등이 함께하는 복지프로그램인 품앗이학교가 열리고 있다. 덕분에 경로당에는 노랫소리와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이 밖에도 대한노인회에서 1주일에 1회씩 체조강사가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로당은 지난 2002년 건립돼 마을주민들의 쉼터이자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경로당 회원은 30여명이지만 마을회관과 공동으로 사용하다보니 50여명의 주민이 모두 이용하고 있다.
회원들에게는 1년에 5,000원씩 회비를 걷어 경로당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 회장은 “거의 날마다 모이니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쌀로는 부족하지만 회원들이 각자 집에서 가져오니 쌀이 부족하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회비를 받고 있다”며 “회원들이 너나없이 자기 것을 내놓을 정도로 인심이 좋아서 경로당 살림이 넉넉하다”고 자랑한다.

한 회원은 “다 벼농사를 짓는디 집에서 조금씩 가져오면 되는디 뭐 하러 사서 먹어~”라고 말하며 웃는다.
신천경로당은 올해 봄 회원들의 오랜 소망이던 부엌 확장공사를 통해 더욱 넓어졌다. 날마다 20여명 이상의 회원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데 부엌이 좁아 불편했던 것을 방과 벽을 허물어 넓힌 것.

장 회장은 “군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부엌도 넓히고 새로 도배도 해서 그런지 경로당이 더 깨끗해지고 좋아졌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신천경로당의 북적북적함에서 올 겨울 추위가 무색하게 될 것 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