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내 가족 내 이웃 생명 살리는 심폐소생술

2014-02-13     영광21

지난 1987년부터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소방관서의 구급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각종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응급환자에 대해 현장에서의 적절한 응급조치 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의료기관으로의 신속한 이송이 주요 목적인 것이다.

얼마 전에도 교통사고 구급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으로 급히 출동을 나갔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교통사고를 당한 할아버지께서 도로가에 누워 있었고 주변에 신고자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있었지만 누구도 할아버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지 않았다. 즉시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할아버지는 깨어나지 못했고 곧바로 병원을 찾은 가족들은 그 모습에 오열하고야 말았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공급되는 신선한 피와 산소를 필요로 한다. 만일 여러가지 원인으로 이러한 메커니즘에 문제가 발생된다면 우리의 뇌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만일 1~5분 이내에 원활한 혈류와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는 괴사를 시작해 상당한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를 ‘임상학적 죽음’이라 부른다. 나아가 5분을 경과해 10분 정도가 지속되면 뇌는 완전한 괴사가 진행되는데 이를 ‘생물학적 죽음’이라 하며 만약 생명을 되살린다 해도 뇌사상태에 빠져 흔히 말하는 식물인간이 되는 것이다.

5분내지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인위적으로 공기를 불어 넣고 심장에 압박을 가해 혈류를 뇌로 보내지 못한다면 구급대가 도착해서 병원으로 이송한다 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교통여건상 구급대가 4~5분 이내에 사고현장에 도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러한 경우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반드시 이러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폐소생술의 기본을 평상시에 반드시 알아 둬만 한다.

심폐소생술에 관심 갖고 익혀야 한다
지난 2009년 5월 광주의 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인터넷에서 혼자 배운 심폐소생술로 집에서 쓰러진 아버지를 살린 경우가 있었는데 이 어린이는 아버지가 그 전에도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것을 본 뒤 인터넷 동영상을 보며 베게나 가족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연습해 왔다고 한다.
또한 2011년 2월에는 대전지하철 역무원이 역사에 쓰러져 호흡과 맥박이 정지된 시민에게 소방서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침착하게 실시해 소생시켜 첫 시민하트세이버 수상과 함께 심폐소생술 홍보대사로 활동중이라 한다.

이처럼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돼 있어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혼자서 익힐 수도 있으며 소방관서에서도 매년 정기적으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 및 경연대회를 실시하고 있고 각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들도 요청만 하면 언제든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소방방재청 등 국가기관 및 전국 소방본부에서도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국민 심폐소생술에 대한 시행율을 높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변 목격자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미국이 30%, 일본이 27%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3%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유태인들은 어린이 시절부터 이러한 응급처치에 관한 기술을 익힌다고 한다. 더욱이 외국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자연스레 심폐소생술을 시연함을 보게 되는데 우리나라 또한 모든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기본적인 응급처치기술의 습득이 절실해 보인다. GNP 3만달러 달성이 선진국이 아니라 심폐소생술의 습득이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겠다.

더불어 응급한 경우가 아닌 가벼운 사고나 단순 질환 및 만성질환자 등은 119신고를 자제해 정말 응급한 환자들이 119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긴급 출동중인 소방차에게 양보 및 길 터주기와 아파트, 주택가 등 소방통로에 불법 주·정차를 금지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데 앞장서야 하겠다.


▶ 심폐소생술 요령

1. 환자의 반응 확인·119신고
환자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소리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며 반응을 확인하고 즉시 119에 신고한다.

2. 가슴 압박
압박 위치를 한 손에 얹고 다른 손을 그 위에 겹쳐 올린다. 분당 100~120회의 규칙적인 속도와 5~6㎝의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한다.

3. 기도 유지
한 손으로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다른 손으로 턱 끝을 들어 올려 기도를 유지한다.

4. 인공호흡
환자의 코를 잡아서 막고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은 후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1초 동안 숨을 불어 넣는다. 숨을 불어 넣을 때에는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확인한다.

5.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 반복
30회 가슴 압박과 2회 인공호흡을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해서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