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자녀를 꾸짖지 못하는 부모는 결국 자녀에게 벌을 주는 것이다
자녀를 꾸짖는 것은 자기통제력을 갖도록 하는 과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자기 통제력을 높여 자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습관을 정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품을 낳고, 성품은 운명을 만든다.”
이 말은 사무엘 스마일스의 말이다. 반복되는 행동으로 만들어진 습관은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습관은 한 사람을 성공으로 이끌어 주기도 하고 실패로 끄집어 내리기도 한다. 즉 위대한 사람은 좋은 습관이 만들어 준 것이요, 실패한 사람도 결국 나쁜 습관 때문이다.
부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세계적인 갑부 워렌버핏은 “습관의 고리는 도저히 깰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지기 전까지는 너무 가벼워서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처럼 큰 위력을 가진 습관의 형성과정은 쉽게 느낄 수도, 볼 수도 없는 사이에 무의식속에서 형성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말이 있다. 한사람의 많은 습관은 어릴 때 부모의 품에서 아주 작은 자기 통제력에 의해 형성된다. 아이의 자기 통제력은 부모에 의해서 길러질 수 있고 잘못된 습관 또한 부모에 의해 일찍 교정될 수 있다.
지시가 익숙한 ‘초식학생’
최근에는 다른 사람이 할 일을 정해 주지 않으면 학습면이나 생활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초식학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초식학생은 지시를 받는데 익숙해 누군가가 자신이 할 일을 정해주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낀다는 신조어이다.
초등학생들의 특성상 어느 정도 의존적인 모습을 보일 순 있지만 최근엔 고학년에서도 그 정도가 지나친 학생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초식학생이 이처럼 늘어나는 이유는 저출산이 일반화되면서 아이에게 모든 관심을 쏟아 부으며 과잉보호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다른 애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칭찬 받지 못하면 기가 죽지는 않을까 등의 걱정으로 공부부터 생활까지 자녀의 ‘일 거수일투족’을 챙기고 심지어 대신해 주다보니 아이는 점차 의존적이고 자기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기의 보급은 이런 현상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엄마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녀가 정해진 일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며 관리할 수 있고 아이는 부모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자신이 할 일을 묻거나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생활 속에서 초식학생의 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아동 교육의 전문가 제임스 돕슨은 “자녀를 꾸짖지 못하는 부모는 결국 자녀에게 벌을 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비난이 사람을 공격하는 말이라면 꾸중은 잘못된 행위나 습관을 교정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꾸중도 지나친 기대와 과욕에 차면 잔소리가 되고 어떤 행동도 변화시킬 수 없다.
‘처벌’과 ‘체벌’ 구분지어야
부모는 잔소리가 아닌 원칙과 기준이 서는 굵은 소리를 해야 한다.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 교정을 위한 부모의 실행어는 언제나 명확하고 단호해야 한다. 사람들은 짧고 분명한 명령어를 들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사랑에는 뜨거운 사랑과 차가운 사랑이 있다. 그 중 차가운 사랑은 어떤 행동을 교정할 때 방향과 지침을 주는 사랑이다.
부모는 ‘처벌’과 ‘체벌’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권위를 지키며 양습관 형성을 위한 차가운 사랑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요즘 낮은 출산율과 엄마들의 과보호 속에 차가운 사랑이 평가절하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엄한 교육이 내 아이를 살린다”는 말이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모와 자녀는 ‘활’과 ‘화살’
자녀는 부모로부터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부모를 통해 이 세상에 초대받은 독립된 주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이를 엄마의 분신으로 포함한다. 엄마의 ‘포함’속에 갇혀버린 일부 아이는 자주성과 독립성을 잃고 틈만 있으면 엄마의 ‘포함’에서 탈출하려 안간힘을 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종속관계가 아니고 활과 화살의 관계이다. 이는 부모가 자녀의 자기 통제력을 길러주고 좋은 습관을 형성해서 성숙된 독립체로 사회에 송출할 책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 병 래 / 영광교직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