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의 의정보고서에 대한 단상
영광21 시론 - 김세환 / 본지 팀장
2004-11-25 영광21
시장경제 구조에서 시장의 논리에 맡기지 않고 국민의 혈세인 세금으로 기금을 설치해 지역신문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신문이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이 크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재 신문시장은 지역신문뿐 아니라 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은행권과 함께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언론계도 시대추세를 거스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적인 신문시장내 구조조정과는 별도로 신문의 중요성은 새삼스런 일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관공서 등에서 언론보도를 한데 묶은 스크랩자료를 자주 접하는 편이다. 우리 지역에서 만들어낸 그러한 자료중 사안에 따라 훨씬 심층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는 지역주간신문은 사정이 나은 경우 한쪽 구석이라도 차지한다. 그러나 아예 묵살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최근 정기국회에서 활발한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을 통해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에 냉정한 평가를 내려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낙연 국회의원이 <2004년도 정기국회 의정보고서>를 발간했다. 40여쪽 분량의 의정보고서는 정기국회에서 보인 활약상이 <메트로>나 <스탁데일리> <이데일리> 등 주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언론매체의 보도까지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우리지역 출신이 중앙에서 언론의 주목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은 어느 누구에게나 자부심을 안겨주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과는 별도로 지역언론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시각은 여간 씁쓸하지 않다.
단순히 지역신문이라는 틀에서만 생각한다면 아무렇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스타일의 밑바탕에 깔린 철학과 사고라는 관점에서 보면 변형된 중앙중심의 철학과 사고를 엿보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역신문이라는 틀에 국한시키지 않고 더 나아가 지방자치라는 시대흐름을 놓고 볼 때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명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공익적 역할과는 별도로 내용상 사기업인 지역신문을 무엇 때문에 국회에서 법을 제정하면서까지 국민의 혈세를 들여 살리자는 것인가.
이 같은 사례는 어느 누구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수혜자중 하나일 수 있는 상당수 선출직들의 사고 또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책임회피다. 때문에 이를 극복해야 하는 주된 주체는 지역언론계 종사자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어느 하나라도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듯 때로 뒤지고 아마추어 같더라도, 함께 하고 힘을 북돋아 줄 때 서로 발전하고 상생하며 더 성숙해 지는 것 아니겠는가. 진정 지역을 사랑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