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향우 따뜻한 마음 모아 건립된 우리 사랑방”

오강경로당 <군남면>

2014-04-25     영광21

영광읍에서 군남면소재지로 향하는 길에 외간교를 지나면 왼쪽으로 오강마을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인다. 넓지 않은 마을길을 따라 도착한 오강경로당(회장 심지덕)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하다.

“온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서 요강같이 생겼다고 해서 전라도말로 오강마을이라고 불렸지. 어째~”
‘요강’을 떠올리게 하는 마을이름에 얽힌 한 어르신의 재미난 설명이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이 말에 다른 어르신들도 일제히 “자네 말이 정답이네!”라고 맞장구를 친다. 회원 수는 많지 않지만 언제나 한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것이 오강경로당의 가장 큰 자랑이다.

옛날부터 군남면 동간리는 광주이씨가 자자일촌을 이루며 살던 마을이다. 동간리 서편마을을 큰 마을, 오강마을을 작은 마을이라고 부른다.
이종선 총무는 “우리 마을 어르신들은 경로당이 없어서 가을걷이가 끝나면 비닐하우스에 모여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며 “이를 안타깝게 여겨서 마을주민들과 향우들이 뜻을 모아서 행정지원금 없이 자체적으로 경로당을 건립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로당 부지는 이곳이 고향은 아니지만 이사를 와서 오강마을 주민으로 살고 있는 이덕안 대불대학교수가 선뜻 희사를 해줘서 멋진 경로당이 건립될 수 있었다고.
‘이 경로당을 활용해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믿음과 공경과 사랑으로 살기좋은 고향을 위해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의 경로당 한쪽 벽에 걸린 커다란 현판에는 오강경로당 회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렇듯 마음씨 좋은 마을주민들과 고향을 생각하는 향우들의 마음을 모아 건립된 경로당이기에 비록 좁고 낡았지만 더없이 따뜻하고 애정이 넘친다.

이 총무는 “처음에는 경로당으로 등록되지 않아 각자 회비를 내고 희사금 등으로 생활하다가 행정관청의 도움으로 정식으로 경로당으로 등록돼 쌀 등을 지원받고 있다”며 “날마다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서 회원 수는 많지 않지만 1년에 40㎏짜리 10포대는 넘게 먹는다”고 활짝 웃는다.

또 매달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경로당 운영과 마을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한다. 워낙 자주, 많이 모이다보니 지난해에는 거금을 들여 넓은 상 2개를 구매하기도 했다.
오강경로당은 이렇게 투명하고 알뜰하게 운영하고 남은 자금으로 매년 가까운 지역으로 효도관광을 다녀온다. 지난해에는 신안 튤립축제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 총무는 “올해도 5월21일이 부부의 날인께 멀리는 못가고 가까운 목포에 가서 구경도 하고 회나 한 접시 먹고 오려고 한다”고 자랑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