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우리 국민의 소중한 자산 내 마음속 대통령 노무현

2014-05-23     영광21

2009년 5월23일. 참으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 날이다.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날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분노하고,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슬픔이 무뎌지고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1995년 부산시장 선거 후보시절 한 말이다. 언제 들어도 가슴이 뭉클한 말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 주의 풍조와 함께 그 자본의 지배에서 허덕이는 사회가 아닌지 돌아본다. 돈과 권력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이 꿈꾼 사람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사는 세상은 노무현 전대통령께서 꿈꾸던 세상인데 여전히 수많은 반칙과 특권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온 국민을 비통하게 만들었던 세월호 사건을 보더라도 공직사회를 비롯한 곳곳에 반칙과 특권과 비리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대통령께서 꿈꾸었던 세상은 멀어 보이기만 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지난 겨울 상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노무현 전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변호인>에서도 인용된 헌법 조문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즐겨 쓰던 말이기도 하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꼭 지키려 노력했던 정의였다. 그를 보내고 나서야 민주주의, 국민주권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달았고 갈수록 후퇴하고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니 참 어리석다는 반성을 해보는 요즘이다.

그는 자신의 임기동안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고 생각한다. 혹자들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잃어버린 10년, 무능하고 실패한 정권, 갈등과 분열만 있었다고.
그러나 돌이켜보면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통령 자신을 위해 권력을 티끌만큼도 이용하지 않았다. 1초라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허비하지도 않았다. 누구처럼 거짓말하지도 않았고 야비하지도 않았다.

오직 국민과 조국을 위해서만 일했다. 그런 그였기에 퇴임하던 날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는 “야! 기분 좋다”라고 말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나날이었다.
재임시절 그는 보수언론이 앞장서고 수구세력과 이익단체들 심지어는 지지세력 마저도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사건건 부딪혔다. 마음 편히 지낸 날이 있었을까?


가난한 농부의 아들, 고졸, 비주류
퇴임 후에는 평범한 동네 아저씨로 돌아와서 농사를 짓고, 마을 개울을 청소하고, 자전거를 타고, 담배를 물고, 막걸리를 마시고, 영락없는 동네 아저씨였다. 소탈한 모습이 국민들에게는 환영받았지만 그런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이들이 있었다.
정적을 제거하듯이 국세청, 감사원, 검찰 등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노무현 전대통령을 압박하고 결국에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 아닌가?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돌아가신 다음에야 향을 피우고 국화를 바치며 인간 노무현의 소중함을 느낄 뿐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는 고졸 법조인이라는 비아냥을 받았고 마지막까지 비주류였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은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나,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어려움을 뚫고 국민에 의해 대통령이 됐지만 우리는 결국 그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늦었지만 그가 남긴 소중한 가치들은 꼭 지켜야 한다.
친절하게도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었던 사람 노무현은 그 방법과 나아갈 방향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이 길지 않은 문장이 과연 나는 깨어있는지, 조직된 힘을 내보일 수 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 명 진 / 영광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