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목전에 군수 후보들 악재 만나나

“정 후보 친형 후보 매수하려 했다” 김 후보 관급자재 횡령혐의 고발당해 … 실익없고 논란만 일듯

2014-05-29     영광21

■ 6·4 군수선거 폭로전으로 치닫나

초박빙의 승부가 점쳐지고 있는 군수선거가 폭로와 고발사건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28일 김준성 후보 캠프측은 정기호 후보의 친형인 정모씨가 김준성 후보를 매수하려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또 같은날 오후에는 광주지방검찰청에 김준성 후보가 대표이사로 있었던 건설회사가 관급공사를 하면서 관급자재를 빼돌렸다는 주장을 담은 진정서가 제출되는 등 2명의 군수후보를 둘러싼 의혹제기와 폭로가 이어졌다.

선거일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지역주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정기호 후보와 김준성 후보에게는 닥친 악재가 선거 막바지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 김 후보측, 정 후보 친형과 녹취록 공개
김준성 후보측은 28일 오후 2시40분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기호 후보의 친형인 정모씨가 김준성 후보를 매수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준성 후보측은 선거사무실에서 김준성 후보와 정모씨의 대화내용을 녹취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은 3월28일 두 사람간 40여분간의 대화내용이 담겨있으며 4월17일자로 작성됐다. 김준성 후보측은 신변보호를 목적으로 녹취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측 관계자는 “27일 정모씨가 김준성 후보께 만나자고 전화를 걸어 3월28일 20시경 군수자리를 놓고 조건을 제시하며 김준성 후보를 매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는 A4용지 21페이지 분량의 김준성 후보와 정모씨의 대화내용을 담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정모씨는 김준성 후보에게 군수자리를 제안하며 정기호 후보의 사퇴조건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분만지원시설과 영광종합병원이 영광군으로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는 요양병원의 운영권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두 사람간 대화는 초기에는 원만히 이뤄지다 요양병원 운영권에 대한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정모씨는 정기호 후보의 친형으로 기독병원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정기호 후보는 “두사람의 만남이나 담화내용에 대해 오늘 (상대후보의)성명서 발표 전까지 알지 못했으며 동생의 정치인생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사려깊지 못한 (형의) 행동에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며 “이에 장단을 맞춰 야합을 일삼은 김준성 후보는 각성하고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깨끗한 정치에 임하라”고 비판했다.

■ 김준성 후보 관급공사자재 횡령혐의 고발당해
김준성 후보가 관급공사자재를 빼돌렸다며 고발을 당했다.
28일 백수읍에서 인테리어업에 종사하는 김모씨는 김준성 후보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관급공사자재 횡령 등의 혐의가 의심된다”며 광주지방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모씨는 “김준성 후보가 대표로 있는 심지건설이 영광대마산단 공업용수공사를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후 시공함에 있어서 발주처에서 공급하는 관급자재를 설계도서에 따라 투입, 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두 투입하지 않고 빼돌려 심지종합건설의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증명하는 동영상과 사진이 담긴 CD를 검찰에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관급자재는 필요한 만큼 정확한 수량을 공급받는데 창고에 보관돼 있다는 것은 설계도서에 따라 시공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며 “자재가 설사 여유있게 공급됐다고 하더라도 공사가 마무리되면 반납해야 하는데 창고에 보관하는 것은 빼돌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모씨는 김준성 후보가 대표이사로 있던 건설회사가 건설한 빌라의 공사를 맡아 진행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준성 후보측은 “심지건설의 경우 김준성 후보의 부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의혹이 제기된 대마산단 공업용수공사의 경우 심지건설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 다른 사람(이모씨)이 공사전반을 도맡아 했기 때문에 후보자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질적인 공사를 맡았다는 이모씨는 “용수관을 연결하다보면 압력에 의해 파이프가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관급자재를 사용할 수 없어 다른 자재를 구입해 썼고 필요없게 된 자재를 우선 보관해놨다”며 “보관장소가 마땅히 없어 심지건설 창고에 잠시 보관한 것은 사실이지만 준공이 완료되면 반납할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검찰 진정은 실명으로 이뤄졌으나 상호 주장이 상이해 사실관계는 검찰조사에 의해 밝혀지겠지만 선거국면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 이어지는 폭로전에 유권자 ‘혼란’
지역주민들은 잇따르는 폭로전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선거가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산발적으로 있었던 상대방을 향한 흑색선전과 네거티브 선거가 폭로전으로 치닫자 “빨리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며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도선관위는 영광군을 포함한 담양, 함평, 장성 등을 혼탁선거구로 지정하고 감시를 강화했다.
군선관위 관계자는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영광지역의 경우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과열돼 혼탁양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것 같다”며 “선거관련 직원과 기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군수선거는 혼탁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두 후보는 지난 16일 정책선거에 동참하겠다는 메니페스토협약에 서명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