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우리는 뭣이든 함께 하는 것이 좋아”
장산여자경로당<백수읍>
2014-06-05 영광21
백수읍 장산리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해 가수 남진의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라는 노래가사를 절로 흥얼거릴 정도로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는 장산여자경로당.
정효순(75) 회장은 “우리 경로당이 없었을 때는 장산리 저 아래 경로당으로 갔는데 거리가 멀어 다리 아픈 우리들이 거기까지 걸어가기가 힘들어서 잘 안갔어”라고 말한다.
장산여자경로당은 2010년 마을에서 마련한 부지에 군에서 건축비를 지원받아 건립됐다.
부족한 자금은 마을 주민들이 나눠서 부담했다고 한다.
정 회장은 “9시나 10시부터 회원들이 하나둘 모여서 밥도 해먹고 10원짜리 민화투도 치고 자식들 이야기도 하다가 5시만 되믄 약속이나 한 듯 다들 땡하니 집에 가브러”라며 “이렇게 놀아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할 일은 다 하고 논께 너무 놀고만 있다고 오해는 하지 말고잉”이라고 말한다.
또 “군에서 지원해 주는 운영비가 부족해도 만족하면서 살제. 이 정도로 사는 것도 복이 있다고 생각해”라며 “세상에 세월호나 지하철사고나 화재사고 같은 큰 사고나 안 좋은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난가. 우리는 이곳에서 보호받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해야제”라고 말했다.
장산여자경로당에는 백수읍어머니봉사대가 찾아와서 미용봉사와 점심을 대접해주기도 하고 난원에서도 식사대접을 해주기도 한다.
어르신들은 “걷기 힘든 노인들에게는 봉사해준께 우리는 고맙지”라며 봉사단체 등의 방문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지난해에는 마을의 이석신(59) 이장을 필두로 마을의 젊은이들과 함께 신안 장사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한 어르신은 “여행사에서 추천해줬다는데 외도보다는 볼거리가 없었지만 멍게비빔밥도 먹어보고 콧바람도 쐬고 좋았제”라며 “올해는 아직까지 계획이 없어서 갈랑가 모르것어”라고 아쉬워했다.
“뭐든 우리는 함께인 것이 좋아. 세상사는 것이 특별한 것이 뭐가 있가니”라고 말하는 어르신들의 웃음에서 세상은 살만한 것 같다.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