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정성과 마음을 담아야”

영광의 문화예술인67-요리 백후덕

2004-12-02     박은정
“아가 식초랑 설탕 좀 더 넣어라” “병치랑 굴비는 굽고 있냐” 예약된 손님의 상차림에 분주한 곳. 그곳에서 음식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어머니 백후덕(73)씨와의 만남이 군침을 돌게 한다. 갖가지 양념으로 여러가지 음식의 ‘맛’과 ‘멋’을 내고 있는 넉넉하고 인심좋은 모습의 백 씨는 영광읍 도동리에서 36년째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22살에 결혼해 살면서 음식을 만들어 이웃에 나눠주면 모두들 맛있다며 칭찬을 하고는 했었제”라며 젊은시절부터 음식을 잘했었던 것 같다고 말하는 백 씨. 그는 “어떤 음식이든 정성을 들여야 하고 나름대로 연구를 해야 제대로 맛이 나는 것이여”라며 깊은맛을 내는 위한 자세와 비결을 말했다.

이렇게 음식을 잘 만들던 백 씨는 주변의 권유와 우연한 계기로 한식전문 음식점을 경영하
게 되고 그의 요리의 명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널리 알려지게 됐다. 백 씨는 “내가 처음 식당을 할 때는 지금처럼 영광에 식당이 많지 않았어, 말도마 옛날에는 내가 만든 음식을 먹으려고 식당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당께”라며 “우리집에는 전두환대통령과 김대중대통령이 다녀간 것은 물론이고 영광을 찾아온 유명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은 다 우리 음식을 먹었지”라고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인기를 전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에서 백 씨의 지난 세월을 듣던중 오래전부터 백 씨의 음식점을 찾던 단골손님이 들어왔다. 그는 주방까지 찾아와 “형님 음식맛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당께”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처럼 오는 손님 반기랴 음식 만들랴 정신없는 백 씨는 이제 70세를 넘은 연로한 나이임에도 요리와 상차림을 직접하며 40년이 다돼가는 그만의 요리고집을 지키고 있었다.

지금은 그의 큰딸이 음식준비를 돕고 있다. “어머니가 음식을 잘 하시기는 하지만 그래서 평생동안 손에 물 마를 시간없이 고생하시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는 백 씨의 큰딸은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시고 어머니의 솜씨를 배워보려고 돕고 있기는 하지만 어머니 솜씨 절반도 못 따라가고 있다”며 어머니 요리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아내의 얼굴이 고우면 3년이 행복하고 음식을 잘 만들면 평생이 행복하다고…. 백 씨는 깊은 전통의 맛으로 영광 지역민의 아내 혹은 어머니로 맛있는 음식을 오랫동안 즐길수 있게 하는 기쁨과 행복을 전해준 것이다. 홍어무침 생선찜 떡갈비 등 30여가지의 맛있는 반찬을 열심히 준비하는 ‘맛의 여왕’백후덕 어머니가 건강하게 변치 않는 요리를 만들어 가길 소원하며 맛있는 유혹을 뒤로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