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 감사함이 몸에 밴 사랑 가득한 백의의 천사
정윤화<영광기독병원 간호사>
영광기독병원 6병동에서 인수인계를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8명의 간호사중 나이와는 사뭇 다르게 꽤 젊어 보이는 정윤화(52) 간호사.
묘량면이 고향인 그녀는 1985년 간호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결혼후 출산과 육아로 5년 정도 쉬고 다시 복귀했으니 경력이 25년 정도 됐겠죠”라며 “1999년 영광으로 이사오게 되면서 영광기독병원에서만 15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3번째 직장인 영광기독병원에서 응급실, 중환자실을 거쳐 지금 있는 6병동에서 간호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가족이 암으로 사망한 것을 보고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녀의 영향일까. 슬하에 2녀를 둔 그녀는 “큰딸은 서울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고 둘째 딸은 대학교 간호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며 “딸들뿐만 아닌 조카들까지도 간호사를 꿈꾸고 있어 간호사 대물림 현상이 아닌가 싶다”고 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뿌듯하다는 듯 웃는다.
“간호감독으로 낮시간에만 근무하기 때문에 3교대로 인한 시간 할애가 없어 힘들지는 않지만 간혹 돌발상황으로 오는 환자들과의 문제가 발생할 때가 가장 힘들다”며 “요양원 등의 시설에서 환자들이 질환으로 입원할 경우 보호자 상주가 어려워 24시간 간병인을 두고 보살피고 있다”고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는 고령환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근무자들이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영광군문화관광해설가 1회 졸업생이기도 한 그녀는 역사를 좋아해 영광의 문화를 배웠지만 업무상 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 했다. 문화답사를 즐기는 그녀는 팀원들과 함께 퇴근후 전주한옥마을을 다녀오는 등 팀원들과 화합이 잘되고 밝으며 화기애애함을 자랑했다.
“일을 즐기고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여가시간에 사람 만나는 것을 즐겨해 쓸쓸하거나 외롭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녀 옆에서 “우리 선생님, 이선희 닮았다고 신문에 꼭 내주세요”라고 말하는 간호사들의 웃는 웃음속에서 관리자로서 직원들을 대하는 그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감사합니다’로 최면을 거는 그녀는 부모님의 신앙생활로 자연스럽게 기독교를 접해 현재 영광대교회에서 권사로 봉사하고 있다. 성경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신학공부를 하고 싶다는 그녀는 ‘물댄동산’이라는 닉네임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과 같이 가정, 직장, 교회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싶어 한다.
정년퇴직을 몇년 남겨두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신바람 나는 삶을 쭉 살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대로 어딘가에서 그녀를 꼭 필요로 하는 곳이 있지 않을까.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