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잊지 말아 주세요”
세월호 순례단 영광 지나 함평으로 향해
2014-07-24 영광21
“꿈속에서라도 아들을 만나 목소리 한번 듣고 싶어요. 내가 살아서 들을 수 있을지….”
연일 계속된 더위 속 강행군으로 지칠 대로 지쳐 길바닥에 주저앉은 아버지는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가족인 고 김웅기 학생의 아버지 김학일씨, 고 이승현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이아름씨 등 3명은 세월호 사고의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십자가를 메고 단원고에서 팽목항을 거쳐 대전월드컵경기장까지 약 800㎞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22일 오후 영광에 도착해 하룻밤을 지내고 23일 새벽 일찍 함평군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쉽지 않은 이 길에 30여명의 영광지역 주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함평으로 향하는 길까지 배웅했다.
이날 아침 순례에 동참한 한 지역주민은 “세월호 순례단이 영광을 지나간다기에 응원하기 위해 동참했는데 가족들이 많이 지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월호 순례단은 진도 팽목항을 거쳐 8월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미사에 참여해 단원고에서 팽목항까지 걸으면서 메고 온 십자가를 교황께 전달할 계획이다.
이 십자가에는 ‘아이들의 소중한 씨앗이 세상에 뿌리내리기를 304명의 착한 영혼을 위하여’라는 글귀와 함께 노란리본이 묶여있다.
한편 오늘(24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째가 되는 날로 희생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3일부터 1박2일간 도보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