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은 ‘전국 최고’ 시장은 ‘썰렁’

주요 시가지 거리 멀어 버스터미널서 헐값에 고추 매매 이뤄져

2014-08-07     영광21

■ 영광고추특화시장 활성화 방안 없나 ①

올해 햇고추 판매시기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곧 성수기를 맞을 영광고추특화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영광군이 전국 최대규모 시설이라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영광고추특화시장은 주요 시가지와 동떨어져 있는 등의 이유로 막대한 예산을 들인 것에 비해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어 하루빨리 시장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08년 문을 연 영광고추특화시장은 영광읍 신하리에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활성화사업비 34억4,000만원과 군비 25억6,000만원 등 총사업비 60억원이 투입해 개장했다. 9,534㎡의 넓은 대지와 51개 점포가 들어섰고 비가림 시설과 넓은 주차장 등으로 개장 당시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좋은 시설을 갖췄다.


그러나 7년여가 지난 지금 고추특화시장은 새벽에만 잠깐 열릴 뿐 낮 시간에는 찾아오는 이가 거의 없어 황량하기까지 하다. 대낮에도 대부분의 상가는 문을 닫아 놓은 상태여서 처음 시장을 개장하며 전국 고추시장의 명소로 발돋음 하겠다고 영광군이 그린 청사진은 온데간데없었다.
한 상인은 “우리 시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어 귀신 나오게 생겼다”며 “영광군에서 앞장서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고추특화시장에서 활발한 상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는 불편한 교통조건, 주요 시가지와 동떨어진 장소적 한계, 행정기관의 무관심 등이 지적된다.
실제로 고추상가 상인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차례 영광군에 활성화 방안 마련을 요청했음에도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수년째 제자리다. 그사이 시설은 더 낙후됐고 고추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줄었다.


현재 고추특화시장은 터미널사거리와 다소 거리가 떨어진 외곽에 자리하고 있어 대중교통이나 자기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상당한 거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상인들은 군내버스의 고추특화시장 앞 경유를 주장해왔다. 각 지역에서 고추 등을 판매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온 소규모 고추농가가 고추시장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헐값에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한 상인은 “버스터미널에서 헐값이 팔아버리니 고추거래가 고추시장에서 이뤄질 수 없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시장이 쇠퇴하게 됐다”며 “고추시장 앞으로 버스를 경유하도록 해 시장도 살리고 농가도 제값에 고추를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