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더 배우고 같이 웃는 행복한 시간”
유은화 홍농초돌봄교실 교사
여성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느끼는 공통된 생각은 아이를 맡기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최근 맞벌이부부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다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를 학교에 맡기고 각자 일터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을 대신해 방과후 부모가 돼 주는 홍농초돌봄교실 유은화(42) 교사. 대가족사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등이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줬다면 핵가족사회에서 이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법성면이 고향으로 결혼 전 군청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했던 그녀는 결혼 후에는 홍농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1남1녀를 키우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유은화씨는 “틈틈이 시간을 내 야간에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육아와 집안일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자신만 바라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유씨는 홍농읍사무소에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무업무를 보면서 한계를 느끼던 차에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의 격려와 지지로 2010년 9월부터 남매가 다니던 홍농초등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보육교사와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며 실습할 때 잠시 접했던 분야지만 과연 잘할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주위에서‘아이들을 예뻐하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줘서 시작하게 됐다”고 시작하게 된 동기를 알려준다.
돌봄교실에 오는 아이들은 길을 잃어버릴까 걱정되는 초등 1·2학년 20여명이다. 내년부터는 3·4학년도 의무적으로 돌보게 된다. 앞으로 고학년까지 돌보게 될 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는 유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고학년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엄마를 대신해서 아이들과 공감을 나누는 대화를 해주고 싶다”며 앞으로 맞이할 아이들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유씨는 2시부터 5시까지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저학년 아이들이 조잘댈 때 엄마를 대신해 화가 난 아이들에겐 다독거려주고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며 사각시간대를 채워 준다.
그녀는 “아이들이 가고 나면 힘이 쭈~욱 빠지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동안은 모든 것을 잊게 되고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제 건강에도 최고다”고 돌봄교실 교사로서의 보람을 말한다.
아이들을 지켜보며 그녀가 느낀 점은 아이들이 씩씩한 것 같아 보여도 항상 부모의 관심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와의 대화가 지금 과연 우리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전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