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 영광군이 나서야”
■ 인터뷰 - 영광고추특화시장 이 군 남 상인대표
추석 대목을 앞둔 1일 아침 영광5일장이 열리는 날이었지만 오전 8시 이른 시간에도 불과 3~4명의 상인만이 고추를 팔고 있었다. 또 상가도 40여곳중 20여곳만 문을 열었고 나머지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상인들은 “영광군에서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요즘 본격적인 고추 거래철인데 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보다시피 아침 8시밖에 안됐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어요. 시장을 살려보겠다고 영세한 상인 몇몇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잘 되겠습니까? 영광군이 나서서 시장이 체계가 잡힐 수 있도록 기반을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인근 지역의 고추시장같은 경우에는 지자체에서 규칙을 정해 아침 6시에 개장하도록 해서 고객이나 상인의 유출을 막고 시장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새벽 3시건, 4시건 정해진 것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일반 소비자가 찾기도 쉽지 않아요.
특히 외부상인에 대한 단속도 필요해요. 외부상인들이 좋지 않은 고추를 가져다가 판매하니까 영광고추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찾는 사람들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요.
이것들은 우리 상인들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문제여서 군에서 좀 해줬으면 하는 거죠.
처음 이곳에 고추시장이 생길 때만 해도 전국의 3대 고추시장중에 하나로 꼽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영광5일장이 열리는 새벽에는 5t트럭 3~4대가 고추를 서울로 실어갔는데 지금은 한 대가 겨우 올라갈까 … .
그때는 상인도 많았지만 광주 등 인근지역에서 찾아온 손님들도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절에서 스님을 모셔와서 목탁이라도 쳐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조용하죠.
영광5일장 이전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던데요. 터미널주변 상가 상인들의 큰 반대에 부딪힐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재 고추시장은 자기 차량이 없는 사람들은 걸어오거나 택시 등을 이용하고 있어요. 그게 불편해서 많은 사람들이 터미널에서 싼값에 팔아버리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수십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비가림시설 등 시설을 해놨는데 접근성이 떨어져서 고추시장이 제기능을 못하고 쇠퇴하고 있어요. 반면 터미널 일대는 상권이 밀집돼 갈수록 몸집이 커지고 있어요. 그래서 장날이면 극심한 교통난을 앓고 있어요. 만약 고추시장으로 5일장을 옮긴다하더라도 버스터미널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추시장도 살고 터미널 일대의 교통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5일시장 이전을 제안한 것입니다. 같은 영광지역 주민인데 함께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이 밖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추의 특성상 보관창고가 크게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이 자연녹지지역이라 건축률이 제한돼 있어요. 고추시장 일대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보관창고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셨으면 합니다.
또 매년 고추도난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 주변에 CCTV가 없어 상인들의 피해가 큽니다. 시장의 입구와 출구에 도난 등 사건을 예방할 수 있도록 CCTV 설치비용을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영세상인들의 힘만으로는 고추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힘듭니다. 영광군이 나서서 영광고추도 서울지역 등에 홍보도 함께 하고 시장 운영규칙 등을 마련해 옛날 영광고추시장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