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독자들의 특집인터뷰
영광군청 주민복지실 이진아·이재선씨
영광군청 주민복지실에서 근무하는 12년차 사회복지공무원 이진아·이재선씨는 2002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임용시험에 합격해 사회복지공무원이 됐다. 영광이 고향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영광에 오게 된 이진아(38)씨와 다른지역보다 사회복지공무원을 더 많이 뽑아서 영광에 오게 됐다는 이재선(35)씨는 영광에서 생활한지도 12년째가 됐다. 그 사이 영광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던 재선씨는 영광남자와 결혼해 진정한(?) 영광사람이 됐다.
진아씨와 재선씨는 “그러고 보니 영광에서 청춘을 다 보냈네”라며 탄성을 토했다.
지난 12년 동안 그녀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 시간만큼 복지업무를 하며 만나는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도 달라졌다.
진아씨는 “아가씨 때는 오로지 법 규정에 따라 일을 했다면 지금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보니 어려운 사람들이 다 우리 부모님, 우리 아이 같아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생겼다”며 “지난 12년 동안 사회복지업무를 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고 그만큼 우리가 성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선씨는 “오랫동안 사회복지업무를 맡다보니 업무 외에도 안타까운 사례를 접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며 “카페에서 친구들과 차를 마시는데 껌을 파는 할아버지를 만나서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면 이렇게 힘들게 생활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한참 상담을 해드린 적도 있다”고 못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 조사에서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 2위로 사회복지사를 꼽았을 만큼 업무의 스트레스가 많다. 하지만 기초수급자였던 사람이 자립해 잘사는 모습 등을 볼 때면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고.
그녀들의 이야기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멋진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사회복지공무원으로 한층 성숙해 온 세월만큼 같이 해온 <영광21>신문에 대한 따뜻한 덕담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영광군의 모든 사회복지사들은 영광지역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고 어려운 사람을 최대한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잘못된 점만 질타하면 상처받아요. 열심히 하고 잘하는 것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면 해요. 또 1면에 자극적인 사건사고, 지적보다는 따뜻한 소식도 먼저 전하는 따뜻한 신문이 됐으면 해요.”
목요문학회
목요문학회는 <영광21>신문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회원들은 “<영광21>신문에서 무료 시·수필교실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형택 원장께 전화를 했다”며 “전화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했는지 모른다”고 웃음을 터트린다.
목요문학회는 지난해 영광문화원 정형택 원장이 무료로 문을 연 시·수필교실의 수업이 끝난 후 1기 수강생들이 모여 결성했다.
이정옥 회장을 중심으로 전두례, 김갑례, 김영희, 황성금, 이영실, 정윤화, 윤요옥씨 그리고 유일한 청일점 정성진씨 등 9명이 함께 한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다들 왕년에는 책을 좋아하고 감수성이 풍부했던 나름 문학소녀소년이었다는 것.
김갑례씨는 “나도 시를 배우기 전에는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편지를 쓰거나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었더라”고 신기하다는 듯 말한다.
회원들의 “맞다”는 맞장구에 이어 전두례씨가 “막연히 시에 취미는 있었지만 마무리가 잘 안되던 것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시를 만들고 마무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네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온다고 했던가. 4~60대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평범한 가정주부, 수십년 베테랑 미용사,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시를 만나고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 회원들은 “갱년기가 찾아올 나이에 시를 배우면서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놓고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황성금씨는 “시를 배우면서 세파에 찌든 마음이 맑아지고 행복해졌다. 또 누군가의 아내, 엄마, 가정주부로 살다가 이제는 당당해졌다. 아이들도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는 시인이다’고 자랑하곤 한다”고 웃는다.
목요문학회 9명의 회원중 무려 5명이나 문학지 등에 작품이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또 불갑산상사화축제장 등에서 시화전을 열고 지역주민들에게 따뜻하고도 톡톡 튀는 감성을 선보이고 있다.
총무를 맡고 있는 김영희씨는 “우리가 시를 쓰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막연했던 꿈의 길을 안내해준 정형택 원장 덕분이다. 원장님을 만난 건 행운이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내년부터는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목요문학회 이름으로 정기적인 간행물을 내는 것이 목표라는 꿈 많은 시인들은 “영광지역뿐만 아니라 신문에서도 지역문학 발전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