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농사짓는 효자 아들

27 - 법성면 박남주씨

2014-11-27     영광21

연로한 부모님이 자꾸 깜빡깜빡하는 치매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형제들은 결혼해 각자 가정을 꾸려 고향을 떠나 아버지와 어머니 단둘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했다. 문제는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약간의 치매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길로 박남주(50)씨는 짐을 쌌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진학을 위해 떠났던 고향으로 30여년 만에 돌아온 셈이다.
박남주씨는 “부모님께 치매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귀농을 결심하게 됐어요. 시골에서 두분만 사시는게 걸리기도 했고 고향이 그리웠어요”라고 머쓱하게 웃는다.

와송과 삼채로 만든 건강음료 ‘효과’
박씨는 목포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거쳐 한 방송의 제작프로듀서로 일했다. 또 한 무역회사의 이사로 일하면서 블루베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블루베리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는데 취미삼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1,200여평 규모에 이르러 소득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박씨는 “법성으로 오면서 블루베리농장은 조카가 대신 맡아서 하고 있다”며 “무농약 재배방식을 고집해 무농약인증도 받았고 앞으로는 더 많은 소득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블루베리에 대해 전혀 모를때 블루베리를 기르기 시작했던 그의 도전정신은 법성에서도 여전하다. 집 앞 마당에 와송이나 삼채 등을 심어 경과를 지켜보고 공부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중이다.
특히 와송과 삼채의 뿌리가 치매예방에 좋다고 해서 귀농후 우유나 요구르트와 함께 이것들을 갈아 부모님께 마시도록 하고 있기도. 그가 와송과 삼채 공부를 시작한 것도 조금이나마 치매의 진행을 늦춰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박씨는 “귀농후 지난 1년간 1주일에 2번 와송과 삼채뿌리를 갈아 부모님께 마시게 했더니 실제로 치매의 진행속도가 조금 느려지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부모님께서 치매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으면 묻는 말에 거의 대답을 못했는데 지금은 틀린 답이라도 대답을 한다. 치매가 완치되진 않지만 진행속도가 조금씩이라도 늦춰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다”고 부모님을 향한 효성이 보였다.

“귀농·귀촌인들 공동작업장 필요해”
박씨는 현재 영광군 귀농·귀촌인협회 법성지역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귀농연차가 길지는 않지만 영광농업대학 졸업, 농산물창업반, 블랙푸드과정 수료 등 다양한 귀농지원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많지 않은 농사를 지으면서 혹은 많은 귀농·귀촌인들을 만나면서 공동작업장 건축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낯선 지역에서 낯선 농사일을 하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고 그 또한 그런 어려움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박씨는 “귀농·귀촌인들이 함께 모여 각자 생산한 농산물을 공동작업장에서 일하면 일손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척, 포장 등을 통해 상품가치를 높여 소득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 법성지역에서 먼저 해보자는 의견이 모여 현재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인데 내년 사업에 꼭 반영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