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처럼 세상을 환하게 열어 가자”

단체탐방 - 영광군을유회(해방둥이)

2004-12-31     박은정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다시 한해가 밝았다. 언제나 이른 새벽 첫잠을 깨우는 것은 닭들의 울음소리. 올해가 바로 이런 부지런한 닭들의 해 을유년이다. 1945년 을유해에 태어난 이들의 모임인 을유회(회장 채 혁)를 찾아보았다. 이들은 자칭 ‘해방둥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 이유는 1945년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에서 해방을 맞은 해이기 때문이다.

“우리 친구들은 8월15일을 기점으로 해방전둥이 해방후둥이라고 부르고 있지”라며 농담어린 웃음을 보이는 을유회 회원들. 이들 모두는 올해 환갑을 맞는 환갑둥이 이기도 하다.

을유회는 1990년 모임을 정식 발족해 15년이란 세월동안 함께 우정을 나누고 있다. 영광군 11개 읍·면 1945년 을유년생 90여명으로 시작된 이 단체는 정기적인 모임을 꾸준히 갖고 있으며 회원간의 애·경사를 챙기며 변함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부인회원을 동반한 야유회를 1년에 한번씩 가지며 회원 개개인을 떠나 가족이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채 혁 회장은 “회원들은 지금껏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며 모임을 잘 이끌어 왔다”며 “올해는 우리들의 해인 만큼 모두들 건강을 잘 지키며 더욱 단합해 즐거운 한해를 만들어 가자”고 감사와 당부를 전했다.

“우리 모임은 낙월면까지 회원을 두고 있고 각 읍·면별 운영위원을 둬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며 모임의 안정을 밝히는 박창순 회원. 그는 “오랜세월 모임을 하다보니 나이도 제법 들어가고 사고나 병 등으로 세상을 떠나는 친구가 하나 둘 늘어가 마음이 아프다”며 “이런 저런 사연으로 세상을 떠나간 친구들로 인해 회원이 줄어 지금은 60여명이 모임을 이끌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말했다.

예전엔 환갑을 맞으면 무척 나이가 많은 노인으로 취급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할아버지도 아닌 아저씨로 대접하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제 막 60을 넘긴 을유회 회원들. 그들은 을유년를 맞아 더욱 뜻깊고 의미있는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친구’란 말만 들어도 정겹고 반가운 이름이다. 나이어린 어린이부터 환갑을 맞은 을유회원까지 친구는 언제 어느때 보아도 편하고 마음의 의지가 크게 되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인 것이다. 지역에는 갖가지 또래모임이 많이 있다. 그중 자신들이 태어난 해를 맞이한 또래모임인 ‘을유회’.

그들은 남다른 감회와 의미를 부여하는 2005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까지 늘 해왔듯이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깊은 정을 나누며 어려움을 함께 하는 작지만 진솔한 우정을 지켜나갈 것을 굳게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