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하니 저절로 인생이 즐거워져”

장 덕 임 어르신 영광읍 무령리

2015-04-30     영광21

아침 일찍부터 모인 어르신들의 왁자지껄한 수다가 담장을 넘어 정겨운 소리로 들려오는 영광읍 무령리여자경로당. 집이 경로당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경로당에서 하루의 절반이상을 보내며 지내고 있다는 장덕임(89)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50여년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장덕임 어르신은 바느질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도운 뒤 받는 품삯으로 2남2녀를 키웠다.
젊었을 적 손재주가 좋고 부지런했던 어르신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

장 어르신은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아들들은 가르치지도 못하고 둘 다 일찍 장가를 보냈제. 그나마 딸들은 고등학교까지는 가르쳤어”라며 홀로 자녀들을 키우며 서러웠던 시절을 회상한다.
영광읍이 고향인 어르신은 꽃다운 18살에 주변의 소개로 만난 남편과 연애결혼을 했다. 긴 시간 연애를 한 건 아니지만 연애시절부터 유난히 잘해준 남편이 여전히 그리운 어르신.
젊은 나이에 사별해 그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갔다.
장 어르신은 “술을 많이 먹어서 간암으로 갔어. 살아생전에 어찌나 나한테 잘했던지. 우리 양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그 눈물도 말라버렸어”라며 남편 얘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남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교회에 다녔다는 어르신은 지금도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교회에 나가 기도를 한다. 나라를 위해, 먹고 사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늘 안타깝던 자식들을 위해 어르신의 진심어린 기도는 멈추지 않는다.

젊은 시절 온갖 고생을 하며 살았지만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장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요가를 배우고 화투놀이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며 사는 지금이 마음 편하고 참 좋다고 이야기하는 장 어르신.
“자식들 생각하면 100살까지는 어떻게든 살아야 할 것인데 내일 일도 모르는데 어찌 알것어”라고 혹여나 본인 때문에 자식들이 고생할까 걱정이 앞서는 장덕임 어르신이지만 늘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들이 있어 하루하루를 즐거움과 감사함으로 살아가고 있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