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들, 아들 키운 것보다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어”
김명성·김춘례 어르신 부부 - 홍농읍 상하리
2015-05-07 영광21
홍농읍내 북적북적한 길 사이로 작은 골목길을 들어서면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자랐다는 김명성 어르신의 옛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손녀 둘과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는 노부부의 집이 있다.
“내가 딸이 없어서 외로운 삶을 살았는데 요즘은 손녀들 키우는 재미로 살아”라는 김명성 어르신과 아내 김춘례 어르신은 큰손녀가 4살, 작은 손녀가 2살 무렵 막내며느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아들을 대신해 손녀 둘을 키우고 있다.
벼농사, 고추농사를 지어 아들 넷을 키워낸 노부부는 아직까지도 농사일을 놓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손녀들 용돈 한 푼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허리가 안좋아 일을 할 수 없는 김명성 어르신은 “혼자 고생하는 집사람이 안쓰러워서 밭에 일하러 나가면 같이 가서 말동무라도 해주지”라고 말한다.
아들 넷을 키울 당시에는 힘든 줄 모르고 키웠지만 딸을 키워본 경험이 없는 부부에게 손녀를 키우는 건 신경 쓸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들들 키운 것보다 손녀들을 더 잘 키워야 한다는 마음이 들지만 요즘 애들에 대해 잘 몰라 행여나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못 채워줄까 싶어 걱정인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을 잘 아는 듯 두 손녀는 큰 말썽 한번 부리지 않고 또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다.
내 자식보다 더 귀하게 부족함 없이 컸으면 하는 마음에 늘 신경이 쓰이지만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부부의 곁을 지켜주는 건강한 두 손녀가 두 어르신들에게 삶의 가장 큰 활력이다.
손녀들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씩씩하고 건강하게만 잘 자라주길 바라는 김명성, 김춘례 어르신의 애정 어린 마음이 두 손녀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