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동호인 전창식씨
부드러움 속 강함을 구하는 검도인
죽도소리와 기합소리, 나무 바닥을 구르는 발소리 등 움직임과 소리로 가득 찬 도장에 조용히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남자가 있다.
홀로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듯 천천히 호흡하며 허리에 갑상을 두르고 면수건을 접어 머리에 둘러 호면을 쓴다. 그의 움직임은 느리지만 부드럽고 절도가 있어 눈길을 잡아끄는 멋이 있다.
개인치과를 운영하며 15년째 검도를 해 온 전창식씨.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나는 검도를 10년 넘게 해오며 자연스럽게 절도 있고 부드러운 동작이 몸에 익은 그다.
15년전 광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어깨가 심하게 아파 병원을 쉬면서까지 치료에 집중했던 전창식씨. 하지만 전혀 차도가 없어 ‘고칠 수 없는 병이구나’하고 포기했을 때 검도를 접하게 됐다.
“검도를 시작한지 2주만에 씻은 듯이 어깨가 나았어요. 바른 자세를 중요시하고 어깨를 사용하는 운동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어깨가 전혀 아프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체형이 비틀어져서 생긴 병에는 검도만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검도를 하면서 어깨 건강을 찾은 그에게 검도는 신체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을 선물하기도 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의 여유도 찾게 된 것.
“저는 아직 초단이에요. 검도는 욕심을 안 부리고 내려놔야 해서 저에게 단은 의미가 없어요.”
취미로 해온 운동이지만 15년을 한결같이 해오고도 초단인 것은 그만큼 욕심을 버리고 내려놓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나의 검도는 아직 교정의 과정이고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한다”며 ‘평생검도’를 말하는 전창식씨.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찾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교정해 나가는 그의 검도야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인생의 자세가 아닐까.
“검도는 불가측이에요. 그래서 더 재밌죠.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어요.”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