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과 함께 하는 귀농생활의 참 맛”

52 - 묘량면 편근영씨

2015-05-28     영광21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일까를 고민하며 살던 한 가장은 1살이라도 젊을 때 새로운 꿈을 찾고 싶었다. 몸은 힘들고 고된 하루의 연속일지라도 마음만은 편안하게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달은 후 선택한 귀농생활에 행복을 느끼며 사는 편근영(48)씨.
묘량면 신천리에 위치한 축사에서는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 나오고 그 곳에서 소와 함께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 편근영씨를 만날 수 있다.

올해로 귀농 5년차인 그는 몸담고 있던 직장을 떠나 나홀로 귀농을 했다.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편근영씨는 KT영업팀에서 17년간 근무하며 사내커플로 만난 아내와 결혼했다.
광주KT에서 근무하던 편 씨는 승진 후 영암 KT로 발령받고 근무하던 중 KT CCTV 구축사업을 진행하며 많은 축산농가를 돌아다니다 보니 소를 키우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계기로 2009년말 명예퇴직을 하고 귀농을 했다.
좋은 조건의 축사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녔던 편 씨는 묘량면에서 마음에 드는 축사를 구입해 현재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며 귀농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우물을 벗어나 찾은 평생직장
“17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날 때 앞 길 창창한 나이에 왜 나가냐며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회사 안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근영씨는 “1살이라도 젊을 때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었어요. 지인들이 귀농을 말렸지만 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어요”라며 귀농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얘기한다.
축사를 계약하고 소를 구입하기 위해 영산포 우시장과 화순장, 함평장 등을 다니며 처음 30마리를 구입해 시작한 시골생활은 어렵지만 즐거웠다.
처음 귀농을 시작할 당시 전남에만 있는 신지식 학사농업제도를 통해 귀농자금을 지원받고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았다. 한우협회와 묘량지역한우작목반은 지금까지 활동하며 탄탄하게 기반을 잡아왔다.

클래식음악으로 명품한우 만들다
편 씨는 일반 한우농가와 다른, 조금은 특별한 방법으로 소를 키우고 있다. 바로 클래식을 들려 주는 것이다.
“대학시절 고전음악감상동우회 활동을 했었어요. 그때부터 클래식을 좋아하게 됐는데 소들에게도 클래식을 들려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클래식을 틀어놓기 시작했죠. 그 덕분인지 소들도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고 등급도 잘 나오는 것 같아요”라며 웃는다.
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CCTV를 설치해 24시간 소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소들이 먹는 사료도 직접 만들어 먹이며 정성을 다한다. 사료배합기를 구입해 청보리와 볏짚, 옥수수와 사료 베이스를 배합해 만들어 먹이니 소들도 건강하고 사료비도 절감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소를 키우는 일에 투자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만큼 우리 소들이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소 키우기가 힘들다고 여길 수도 있는데 전 오히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소와 하루를 보내면 죄 지을 일이 없는 것 같아서 좋아요. 단지 체력적인 한계가 좀 있을 뿐이죠.”
앞으로도 소와 평생 함께 살고 싶다는 편근영씨는 앞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한 귀농생활을 꿈꾸고 있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