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위기 자각으로 생명을 살리는 생태친화적인 삶 요구

지역사회와 군민이 앞장서 다양한 대안과 실천전략 모색해야

2015-06-12     영광21

■ 2015년 대추귀말자연학교 생태지도자과정 보고서 ③

현대과학은 인류의 생활수준을 높였지만 한편으론 커다란 위기와 모순을 불러왔다. 2014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금 추세라면 30년 이내에 지구 온도가 2℃ 이상 올라 한계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제20차 유엔기후변화회의(UNFCCC)에서 지구의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인 2℃ 이하로 억제하는 내용의 ‘온실가스 감축 초안’을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지금까지의 환경오염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인류와 지구 생태계에 대한 현실적 위협이다. 유엔은 해마다 불확실성을 핑계로 삼아 악화일로에 있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지구적인 실천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고 결의한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강건너 불구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눈앞의 재앙을 목격하면서도 선진국에서 사라져가는 핵 산업시장을 확장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우리정부는 원자력발전이 에너지 공급, 경제, 에너지 수입, 기술개발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국내의 에너지 소비가 아주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전기 소비를 경제적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원자력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원자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취급하고 있다. 대부분 도시와 떨어진 해안지역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는 2017년까지 원자로수 총 32개로 확대, 2020년경에는 전기생산비중의 44%로 늘려 신규부지 예정지인 삼척, 영월에 초대형 원자로가 각각 4개씩 건설될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사고후 더욱 높아진 원자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원자력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원자력 발전의 위험은 그야말로 가공할만하다.
특히나 자연재해에 취약한 바다 인근에 위치하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영광의 경우 이른바 ‘꺼지지 않는 불’이자 ‘악마의 불’인 원자력 발전을 주민들 스스로가 지킬수 있도록 ‘주민직접관리’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다음해로 다가온 한빛1호기 30년 수명도 고리1호기처럼 무모하게 연장할 것인지에 대한 촉각이 곤두서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대안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이곳 영광에도 적용 가능한 에너지 대안과 실천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어떻게 쓰느냐가 곧 그 사회의 삶과 가치관을 결정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원자력 문제의 핵심은 ‘앞으로 어떤 에너지로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독일 등 원전을 폐쇄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그 대안은 에너지 효율을 늘리고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개발·사용하는 것이다. 자원은 물론 아껴써야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순환시켜야 한다.
삶의 질을 끌어내리지 않고 살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이제 영광에서도 에너지의 절약과 효율 제고, 지역 산업구조의 재편, 재생가능에너지의 이용 등에 대한 구체적 실천전략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각계각층의 군민들, 특히 학생들에 대한 홍보, 교육, 참여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펼쳐야 한다. 주민들이 기후변화 문제와 같은 지구환경문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지속 불가능한 에너지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크고 작은 실천에 참여할 때 구체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수준 높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참여를 통한 상처 깊은 ‘핵발전도시’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지속가능하고 평화로운 에너지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탈핵도시, 희망의 생태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영광 연안습지의 생태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나 강가의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 조류潮流로 운반되는 모래나 점토의 미세입자가 잔잔한 해역에 오랫동안 쌓여 생기는 평탄한 지형으로 모래갯벌, 뻘갯벌, 혼합갯벌로 나눈다.
생태 포인트는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든 유기물들이 갯벌의 게, 조개, 갯지렁이, 고둥들이 먹어 치우고 바닷물을 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갯벌의 생물들이 사람과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동시에 자연을 정화시키고 수많은 생명을 키운다.
국내 갯벌에는 바지락, 꼬막, 피뿔고동, 민챙이, 숭어갯지렁이, 말미잘, 낙지, 주꾸미, 피조개, 게, 꽃게, 망둥어(문저리), 짱둥어. 멍뚱어, 숭어, 몬치, 간제미, 서대, 가제, 왕새우, 쏙, 따개비, 굴, 장어, 백합(조개) 등 5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중 47%가 한국의 갯벌을 주요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생태적 자산인 갯벌이 간척과 오염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간척은 농토확장과 산업시설을 위한 토지창출이라는 두가지 이유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농토확장을 통한 생산효과에 비해 수산업을 통한 경제적 가치가 월등하다는 점이 뒤늦게 밝혀짐으로써 간척에 대한 대안적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또 간척전에는 우리 모두의 공유지였으나 간척후에는 개인의 사유지로 변해 버렸다. 무모한 간척사업으로 인한 시화호의 반성에 주목하면서 간척사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영광 불갑산의 숲생태 환경
불갑산에는 천연기념물 제112호로 수령 700여년인 참식나무가 있다. 참식나무 군락은 불갑사 뒷산과 덫고개 계곡에 있다. 참식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수로 10월이나 11월에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그루에서 피고 다음해 10월쯤에 열매가 빨갛게 익어 꽃과 열매를 함께 볼 수 있다. 불갑산이 북방 한계선이며 목질이 단단해 가구재로 쓰이고 타원형의 열매는 염주로 쓰인다.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부터 일본, 타이완, 중국 남부, 멀리 동남아시아의 난대와 아열대에 걸쳐 자란다. 늘푸른잎을 달고 있고 키 10미터, 줄기둘레가 한 아름 정도에 이를 수 있다.
불갑산은 우리나라 최대 상사화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자생하던 상사화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일부러 심어 지금은 거대한 군락지를 형성하게 됐다. 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피어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꽃,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서 꽃과 잎이 한번도 만나지 못하는 설움이 꽃잎으로 전해져 분홍빛으로 산자락을 물들인다는 상사화다. 상사화를 보고 있노라면 화려하지만 한없이 슬퍼 보이고 애틋한 사연이 전해져온다.

생태친화적 삶 모색해야
영광의 생태포인트의 결론은 생태친화적 삶이다. 인간의 활동은 사회 속에서 자연과의 결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생태사회, 이는 자본주의 몰락이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후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구하기 위한 문명사적 화두이다. 지역사회가 사회적으로 호혜적인 관계망을 바탕으로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순환구조 속에서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로 거듭나자는 말이다. 이는 시장과 국가에게 맡겨왔던 자신의 운명을 주민 스스로 자신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해 나가자는 말이다.
지역사회에서 주민들 스스로가 다양한 대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풀뿌리 대안발전의 실험들은 기존 시스템 안에서 활동해야 하며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예컨대 그동안 실험적으로 전개해왔던 영광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공동체운동을 조직적이고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자기규제적 시장을 보완해 나가자.
웰빙의 의미인 ‘참살이’는 자기중심적이며 사회와 세계로부터 고립된 삶이 아니라 타인과 다른 생명체를 고려하며 세계 속의 넓은 연결망 속에서 조화를 가장 중요시 하는 삶이다. 영광군민들의 생태적 삶은 한마디로 자연, 인간, 사회의 바탕위에서 가족, 친지, 전인류, 미래의 후손과의 연결망까지 생각해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생태적 삶이며 우리가 사는 세계의 생태위기를 지각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삶이다.

 


김 양 용
전북 익산의제21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