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사람보다 영광을 더 사랑하는 재간둥이

영광의 문화예술인 70 - 박해자 / 문화유산해설사

2005-01-07     박은정
“지역 바로 알리는 얼굴이 되고 싶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곳은 전국 최대의 상사화 군락지인 불갑산입니다.” “이곳은 9월경이면 산 전체가 상사화의 물결로 붉게 물들며 찾아온 관광객들과 전국의 사진작가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자그마한 키에 메가폰을 잡고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영광의 주요 유적지를 알리고 있는 박해자(40)씨. 그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따라 외지의 관광객들은 발길을 옮기며 영광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며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

박해자씨는 “지난 2003년 전라남도 여성회관이 주관해 영광문화원에서 실시한 문화유산해설사 교육에 참여해 일주일에 네번씩 강의를 받았다”며 “3개월의 이론 과정을 거쳐 영광군과 전라남도의 유적지를 한달에 두번씩 돌아보는 비교답사를 실시하며 이론적인 학문과 견문을 넓혀 갔다”고 해설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일상의 무료함과 지루함을 보람있게 보내려 시작한 공부가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갖게 했다”며 “특히 여러 지역의 문화유산을 찾아 떠났던 답사과정은 문화해설에 필요한 훌륭한 경험의 기회가 됨은 물론이고 여가의 여유로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2003년 1차 이론시험과 2차 실무시험에 합격해 문화유산해설사 자격을 취득했다. 박 씨를 포함해 영광의 문화유산을 소개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게된 20여명의 새내기 해설사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스스로 공부한 정보를 함께 나누며 지역의 문화와 유적지를 직접 찾아가 해설연습을 하는 등 지역을 바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각오를 다져가고 있다.

박 씨는 9살 7살 5살 이렇게 어린 세 아들을 두고 있는 주부라는 위치 때문에 아직 활발한 활동을 맘껏 펼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그는 조금씩 시간을 활용해 지역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영광을 바로 알리기 위해 목청을 높히고 있다. 그는 또 다른 해설사들과 다르게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중간에 우리고유의 소리인 창을 들려주며 안내를 하고 있다.

“창 또한 우연한 계기로 배우게 됐다”는 박 씨는 “영광의 깊은 뜻과 아름다움이 담겨있는 유적지나 관광지를 돌며 그곳과 어울리는 소리를 골라 한번씩 들려주면 긴 시간의 투어로 지루해진 관광객들이 새로운 이미지를 느끼고 돌아간다”고 그만의 이색적이고 독특한 해설법을 전했다.

“영광문화와 유적지 그리고 아름다운 곳곳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 좀 더 심도있는 해설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그는 영광을 알리고 소개하는 영광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고 싶어했다. 무안이 고향이고 영광으로 시집와 9년째 살고 있는 박해자씨. 그는 타향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광사람보다 영광을 더 사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