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노래 한곡에 인생을 담다
배서연<영광문화예술단>
‘딸아 네가 원하는 것들, 하고 싶은 것들 다하며 행복하게 살아라’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가슴에 담고 인생의 희노애락을 노래하며 사는 영광문화예술단 배서연(52)씨.
어린시절을 경기도 의정부에서 보낸 서연씨는 군부대에서 장구를 치며 노래하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워낙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어릴 때 콩쿨을 나가면 늘 상을 받았었어요. 학생때는 학교에서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군부대 공연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그때부터 저의 노래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소풍을 가면 언제나 무대는 제 몫이었어요”라는 서연씨는 19년전 남편의 직장발령으로 영광에 왔다.
40여년이 넘는 시간을 노래와 함께 하고 있는 서연씨는 지난해 영광문화예술단에 입단해 노래로 재능기부를 하며 즐거운 삶을 살아간다.
“전 원래 가수가 꿈이었어요. 엄마의 반대가 심해서 결국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반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은 이해해요. 평생 노래만 하시던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사셨으니 엄마는 제가 고생할까봐 말리셨던 것 같아요”라고 얘기한다.
요즘 서연씨는 매월 영광지역내 요양원을 순회하며 다양한 노래로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어르신들이 요즘 노래도 좋아하시지만 옛날 노래를 들으면 더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옛날가요들을 찾아보고 들어보며 연습해서 매번 공연때마다 불러드리고 있어요.”
‘또 언제 올꺼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는 서연씨는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곤 한다. 어린시절 엄마 곁에서 노래하던 생각이 떠올라 더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서연씨는 17년전 성대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40여일이 넘는 시간동안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다. 수술후에는 더욱더 철저한 관리와 다시 노래를 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수술 1년후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전 다시 노래를 할 수 없었을거예요. 늘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덕분에 목 건강을 다시 회복하고 지금까지 노래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라고 얘기한다.
서연씨는 노래를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을 얘기하고 듣는 이들의 마음까지 위로한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거예요. 노래할 때가 제일 행복하고 때론 힘들때도 있지만 저의 노래를 들으면서 즐거워하고 힘을 얻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노래를 멈출 수 없어요. 제 목소리가 다할 때까지 열심히 노래하고 싶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