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죠”

박도생<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 강사>

2015-07-30     영광21

“거리가 멀어도 배우겠다는 열정 하나로 나오는 수강생들을 볼 때가 강사로서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 또한 가득한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박도생(67) 강사.
초등학교 교사로 40여년을 지낸 박 강사는 2010년 퇴직후 이듬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시작했다.

“원래는 퇴직후에 숲해설사가 되고 싶어서 광주까지 공부를 하러 다녔었어요. 그런데 숲해설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광주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1년반 정도 활동하다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한국어교원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길래 사이버대학에서 열심히 강의를 들으며 공부해서 한국어교원 2급자격증을 취득했어요”라며 한국어 강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얘기한다.
현재는 13명의 수강생과 함께 한국어 토픽과정을 지도하고 있는 박 강사는 “수강생들이 모두 가정생활을 하고 있어서 아이가 아프거나 집안일이 바빠서 출석이 들쑥날쑥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안타까워요”라며 어려움을 말한다.

우리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수강생들에게 수업시간마다 문화를 하나씩 알려주며 수업의 재미를 더해가는 박 강사는 그녀만의 수업방식으로 수강생들의 수업참여도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재작년에 중국에서 온 조선족 수강생이 1명 있었어요. 그 수강생은 본인 스스로 한국어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수업을 왔더라구요. 그런데 그 수강생이 이런 말을 했어요. ‘선생님 저는 한국말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하나도 모르겠어요. 한국말이 외래어를 왜 이렇게 많이 쓰는 거예요’라는 질문에 저도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느끼고 우리 수강생들에게 만큼은 올바른 한국어를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어요”라는 박 강사.

한국어 토픽시험을 보는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회사에 취직하거나 통역사가 되길 원하는 수강생들이 많다.
하지만 박 강사는 “제가 시험을 권하는 이유는 회사에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자녀들과의 소통이예요. 아이는 학교에서 배우고 점점 엄마보다 한국말을 더 잘해나갈텐데 ‘엄마는 왜 한국말을 못해’라는 소릴 듣지 않길 바라기 때문에 열심히 배우라고 많이 권해요. 아직까지 대부분이 글쓰기를 어려워하지만 차근차근 잘 배웠으면 좋겠어요”라며 수강생들을 향한 진심을 얘기한다.
박도생 강사의 바람대로 지역의 많은 이주여성들이 배움의 뜻을 가지고 하나씩 차근차근 배워나가며 지역사회에 잘 정착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