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맵시 말씨 그중 최고 ‘솜씨’갖춘 장인

영광의 문화예술인 72 - 바느질 송인숙

2005-01-21     박은정
“다가올 설 고운 한복 차려입고 따뜻한 정 나누세요”

‘솜씨’ ‘맵시’ ‘말씨’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여성이 갖춰야 할 조건이다. 그 중에 가장 으뜸인 ‘솜씨’를 갖추고 있는 송인숙(51)씨. 그가 가지고 있는 솜씨는 바로 바느질. 바느질이란 여성의 필수 덕목으로 가정에서 어머니에게 배우기도 하고 학창시절 교과 과목 중에 일부분으로 배우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바느질을 잘 하는 것은 아니고 타고난 재주가 있는 사람은 남다른 솜씨를 보이는 것이다. 송인숙씨는 “어린시절부터 수나 뜨개질을 잘했고 그런 것을 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며 “결혼하기 전 우연히 한복 만드는 것을 접했고 그때부터 한복에 관심을 갖고 만드는 것을 어깨 너머로 배우게 됐다”고 한복을 만들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는 79년 결혼 후부터 본격적으로 한복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바느질을 하며 지내고 있다.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상태에서 처음 바느질을 할 때는 어려움이 무척 많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이겨냈다”는 송 씨. 그는 고창 해리가 고향으로 3남4녀의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홀어머니를 모시며 그리 넉넉하지 못한 환경속에서 ‘바느질홀로서기’를 했던 것이다.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남편을 내조하고 1남2녀의 자녀를 정성껏 돌보면서….

송 씨는 “밖에 따로 가게를 내지 않고 집에서 가정 일을 하며 바느질을 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며 “한창 손님이 밀릴 때면 며칠씩 잠을 못자고 바느질을 했었다”고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지금은 예전보다 그를 찾는 이들이 줄었지만 여전히 그의 꼼꼼한 바느질 솜씨를 알고 발길을 잇는 단골 고객이 제법 있다.

“정성을 들여 만든 한복을 곱게 입은 모습을 보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물론 좋아서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계의 보탬을 위한 목적이 컸고 나름대로 고생한 만큼의 대가도 있었다”며 “이제는 아이들도 모두 컸고 지난 시절처럼 큰 어려움은 없지만 한복은 계속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무척 바쁘고 빠듯하게 살아온 그가 이젠 삶의 여유를 찾고 있다. 그 여유란 새로운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다. 그는 그 바쁜 와중에도 영광문화해설사 자격을 취득했고 농악과 창을 배우며 주어진 시간을 부지런히 활용하고 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이제 얼마 안있으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부모님이나 평소 존경했던 분들을 찾아 세배를 올리는 고유의 명절 설이 다가온다. 송인숙씨가 만든 한복이 제 날을 맞는 것이다. 그는 다가오는 명절 본인의 정성과 땀이 담긴 한복을 잘 손질해 입고 아름다운 덕담과 정을 나누길 바라며 창을 배우러 간다며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