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건강하게 사는건 자식들 덕분이야”

전 남 순 어르신 / 홍농읍 계마리

2015-10-31     영광21

“나는 생전 흰쌀밥은 쳐다도 안봐. 좋은 것들만 넣어서 늘 잡곡밥으로만 해먹으니 이 나이에도 이렇게 건강하지.”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홍농읍 계마항 초입에서 30여년째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며 늘 즐겁게 살고 있는 전남순(86) 어르신.
전 어르신은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남다른 건강함을 자랑하며 활력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군남이 고향인 전 어르신은 스무살에 5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건장한 아들 여섯을 낳아 길렀다.
“나는 아들만 여섯을 낳았어. 딸도 낳을려고 했는데 안나오더라고”라며 웃는 어르신은 “우리 애들이 얼마나 착한지 이때까지 내 속 한번 안 썩이고 이제는 우리 며느리들이 내 딸노릇을 다해줘. 나는 자식복이 엄청 많은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전 어르신은 “16년전에 간 우리 영감이 많이 아팠을 때 막내아들이 매일 아침마다 와서 아버지 업고 목욕탕에 데리고 다녔어. 돌아가시기 전까지 지극정성이었지”라며 자식자랑에 싱글벙글 하다.
“우리 영감은 옛날에 군남에서 살 때 공무원생활도 하고 염산수류조합장도 했었거든. 그러다가 지금 여기 가게 앞에다 큰 냉동공장을 지어서 여기로 이사왔거든. 지금은 다 처분하고 없는데 따져보니 여기와서 산지가 벌써 47년이네”라고 얘기한다.
공장을 처분한 후 구멍가게 운영을 시작한 전 어르신은 아직도 물건값 계산하는 실력이 웬만한 젊은이들 저리가라 하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주말이면 여기에 낚시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거든. 그땐 손님이 좀 있는데 내가 착착 계산하는거 보면 다들 입을 쩍벌리고 놀래”라며 웃는다.
전 어르신은 “나는 초등학교까지는 나온 사람이야. 그때는 일본학교여서 일본어만 해야했어. 그래서 몰래 숨어서 한국어로 공부하고 그랬다니까”라며 70여년이 지나도 잊지 않은 일본어 실력을 뽐낸다.
이만큼 건강하고 정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자식들 덕분이라고 얘기하는 전 어르신은 가까이에 살며 살뜰히 챙기는 아들, 며느리들과 손주들 덕분에 살맛이 난다.
“나는 아직도 내가 직접 반찬을 만들어서 우리 아들들을 주는데 그러면 ‘나이가 들면 손맛도 없어진다는데 우리 엄마 손맛은 여전하네’라고 얘기하더라고. 우리 큰며느리는 나 없으면 못산다고 했어”라며 “아들들도 좋지만 며느리들이 이뻐 죽겠어”라고 말한다.
자식들 덕분에 행복하다는 전 어르신은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까지 모두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