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문화사랑’ ‘교육사랑’이뤄가는 교육자
영광의 문화예술인 73 - 민속학 이 상 무
2005-01-28 박은정
한 민족의 민간생활(기층의 생활문화)과 결부된 민간전승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민간전승에 바탕한 민족문화를 밝히고자 하는 학문, 민속학을 연구하는 이상무(43)씨. “봄날 선들의 갈매빛 색깔, 여름 불갑저수지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실바람, 초록이지쳐 빨갛게 물들어버린 불갑산의 가을정경, 하염없이 내리는 눈 사이로 처량하면서도 정감있는 묘랑의 겨울풍경을 좋아한다”며 영광의 아름다운 풍경을 예찬하는 이 씨는 현재 해룡고 국어교사로 재직중이다.
전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민속학분야인 들노래를 연구해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전북대학교 박물관에 근무하다 1989년 해룡고등학교에 부임하면서 우리고장에서 만남과 관계를 깊게 이뤄 나가고 있다.
이 씨는 “영광은 과거 회귀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강인함이 느껴지고 그 속에 베어 나오는 삶의 건강함이 영광다운 특성이고 가장 큰 매력이다”며 “대표적으로 영광지역의 들노래는 다른 지역의 들노래보다 힘이 넘치고 유장하며 선창과 후창으로 주고받는 소리가 열정적이며 격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화의 발달은 한 나라 한 민족의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민간전승 되며 현재까지 이어지면서도 그 의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도 많다”며 “교통발달과 교육보급으로 지역차는 점차 축소됐으나 도시보다는 벽지에서, 젊은 층보다는 고령층에서 오래된 문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요즘 문화관광부에서 문화·역사마을 만들기로 선정된 효동마을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역에서 열리는 백일장의 심사 등을 맡아보며 지역문화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영광은 1500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성당 앞의 입석 보살과 옥계수가 흘러 여름날 많은 사람의 휴식 공간이었던 무지개다리(홍교) 등 삶속에 융화된 여러모습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지역의 문화가치를 알린 그는 “남겨진 문화의 존재들을 잘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후손들의 몫이고 책임이다”고 말하며 현재는 과거 없이 존재 할 수 없다는 단순한 명제를 상기시켜 줬다.
얼마 있지 않으면 설날이 돌아온다. 이상무씨는 “신정이니 구정이니 하는 다분히 정치적이고 일제 유산인 용어보다는 우리 고유어인 설날을 사용해야 한다”며 “설이라는 말속에는 시작한다는 말이 내재돼 있고 설은 살아있는 있는 사람의 명절을 말하고 한가위는 돌아가신 조상을 추모하는 명절을 말한다”고 다가올 설을 앞두고 명절이 전하는 정확한 의미를 알렸다.
이처럼 이 씨는 지역학교 일선에서 학생들의 지도에 최선을 다하며 틈틈이 지역문화를 연구하며 지나온 역사의 발자취를 함께 발견하고 찾아가고 있었다. “다가올 설 지역주민들의 무병장수를 바라며 어려운 농촌현실과 영광경제가 이번 설날을 맞아 조금이라도 회복되길 바란다”며 다시 학생을 지도하러 바쁘게 교실로 향하는 이 씨. 그는 새로운 희망이 가득한 을유년 새해에도 영광의 문화적인 삶과 흔적을 연구해 나가는 일에 꾸준히 동참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