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추억을 가득 담은 밥도둑 <굴비>

2015-11-12     영광21

‘밥도둑’,‘자린고비’ 모두가 굴비를 연상하게 한다. 굴비는 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으로 찬바람이 부는 지금부터 봄까지 잡은 굴비가 가장 살이 통통하다.
굴비의 고장 법성포는 7,000여명이 거주하는 면단위 지역이지만 웬만한 소도시보다 활력이 넘치고 시가지가 잘 형성돼 있다.
필자가 어린시절만 해도 굴비를 쉽게 먹기 어려워 귀한 손님이 오거나 몸이 안좋아 입맛이 없을 때 얼른 기력을 회복하라고 어머니께서 특별히 굴비를 준비해주셨다. 어느날 운이 좋게 굴비를 찢어 도시락에 싸가지고 간 날은 주위의 모든 친구들의 부러움과 함께 오히려 한점도 못먹고 오는 경우도 추억으로 떠오른다.

조기를 말린 것을 굴비라 하며 고급 반찬으로 구이, 찜, 조림, 매운탕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으며 굴비찜에 고사리는 최고의 궁합 음식이다.
굴비는 그냥 쭉쭉 찢어서 먹기도 하고 고추장에 재어 밑반찬으로도 사용하는 우리 선조들의 가장 우수한 개발품이면서 지혜를 엿볼수 있는 창작품이다.
굴비는 고려 17대 인종때 난을 일으킨 이자겸이 영광으로 귀양을 왔다가 그 맛이 너무나 뛰어나 임금에게 진상하면서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의미의 굴비라는 이름을 붙인 이래 1,000여년간 사용하고 있다.
그 덕에 영광은 전국유일의 굴비산업특구로서 영광의 경제를 끌어가고 있다. 법성포거리를 500여개의 굴비가게가 가득 채운 모습과 가게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엮은 굴비를 보면 가을의 풍성함과 넉넉함을 넘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또 하나의 진풍경으로서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참조기는 4 ~ 5월경 곡우사리때 산란하기 때문에 황금빛 윤기가 있고 알이 가득 들어있어 오사리굴비 또는 알배기 굴비라고 한다.
이때는 맛이 가장 좋은 시기로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서 예부터 몸이 쇠약하거나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비타민A가 연어나 고등어보다도 3배 이상 함유돼 있어 암과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피부미용에도 아주 좋다.
영광에 오면 반드시 먹어야하는 음식이 굴비정식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명품인 모싯잎송편이 나오고 간장게장, 조기매운탕에 갖가지 밑반찬들이 상다리 휘게 나온다. 인스턴트에 익숙한 우리 입맛을 한방에 날려 버릴수 있다.

정 기 호 센터장
전남식품산업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