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인기스타는 나야”
이 승 남 어르신 대마면 월산리
“나는 신문에도 2번 나오고 TV에도 나왔었어. 이번에 나오면 신문에만 3번째구만.”
아이와 같은 해맑은 미소가 가득한 대마면 월산리 인기스타 이승남(85) 어르신.
대마면 복평리에서 태어나 옆동네로 시집왔다는 이 어르신은 월랑마을에서 3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부녀회장을 도맡아 마을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나는 18살에 시집을 왔는데 어디 다른 동네는 구경도 못해보고 대마에서 대마로 시집왔제”라며 웃는 이승남 어르신은 3살 연상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아들 셋에 딸 하나, 그 옛날엔 아들이 귀한 시절이었지만 딸이 없는 시어머니에게 딸 손주를 안겨주고 사랑받는 며느리로 살았다.
“20살에 첫 딸을 낳았는데 우리 시부모님이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 우리 시부모님은 정말로 나한테 잘해줬어. 내가 집안일을 잘 못해도 괜찮다고 하시면서 이뻐해주셨어”라고 말한다.
농사 외에는 돈벌이가 없던 시절 이 어르신은 22살 어린나이에 마을 부녀회장이 됐다,
“우리 시아버지가 절대 안된다고 했었는데 마을사람들이 우리 시아버지를 조르고 졸라서 나를 부녀회장을 만들어줬다니까”라며 “덕분에 30년 넘게 마을사람들 속사정 다 봐가면서 좋은 일하고 살았어”라고 얘기한다.
틈틈이 농사를 지으며 마을 일도 도맡아 하는 부지런한 이 어르신의 모습에 마을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시절은 쌀 한되에 700원 하던 시절인데 다른사람 집에 가서 하루 일하면 품삯으로 3,000원을 받았었어. 우리 영감은 술을 워낙 좋아해서 일하다말고 술 마시러 가버리고 참 영감 잡으러 많이 다녔네”라며 16년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얘기를 꺼낸다.
“자식들 다 키워놓고 갔으니 잘됐지 뭐. 술만 조금 적게 먹었으면 평생 같이 살았을 것인디 아깝지”라고 말한다.
3년전 한번 크게 아픈 후로는 누구보다 건강하게 산다고 말하는 이 어르신은 “내가 아프면 자식들이 고생하는 거야. 그러니까 평소에 관리를 잘하고 건강을 잘 챙겨야해”라고 말한다.
지금은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살고 있다. 법성에 살고 있는 딸이 가끔씩 찾아와 집안일도 도와주고 이것저것 챙겨주지만 아직은 손수 집안일을 하고 있다. 세 아들들은 멀리 서울에 살고 있어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홀로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자주 안부전화를 하고 있어 든든하다고 말한다
이 어르신은 “지금처럼 자식들 고생 안시키고 재미있게 살꺼야”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