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맏며느리 태국인 막내며느리가 겪는 신(新)규방가사
2005년 영광의 신며느리 열전
2005-02-11 김병대
시대가 변하고 결혼 풍속도가 달라지면서 노총각들이 넘쳐난다. 급기야 노총각들은 만리 타국으로 색시감을 찾아 나섰고, 21세기 한국에선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각국의 며느리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한지붕 아래서 날마다 3개 국어를 들을 수 있는 집이 있다. 묘량 월암리 강석구(45)·강준구(32) 형제는 모두 외국인 아내를 맞았다. 덕분에 시어머니 이점덕씨는 일본인 미우라사또미(39)씨와 태국인 씨싸완리암(27)씨를 각각 맏며느리와 막내며느리로 들이게 된 것이다.
맏며느리는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태어나 1985년 간호전문학교 입학과 동시에 통일교회의 신앙을 가졌고 학교 졸업후 1994년 태국에서 1년동안 선교활동을 했다. 그러다 1995년 8월 국제합동축복식에 참여해 남편인 강석구씨를 만나 결혼해 묘량 월암리에 살고 있다.
처음 시집와서 제일 큰 문제는 말이 안통하는데서 오는 어려움이었다. 특히 시어머니의 사투리가 무척이나 알아듣기 어렵고 힘들었다. 대답은 “네”라고 하면서 사실은 알아듣지 못했고 계속되는 실수의 되풀이로 시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오해로 시댁생활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 밤마다 밖으로 나가 울기도 많이 했다.
갈등과 오해속에 시간은 흘러 정훈(8), 정진(6), 정미(4) 벌써 세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중에서도 셋째 정미를 막내 시동생인 준구씨가 무척 예뻐해 줬다. 그 딸 덕분에 시동생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잘해주지도 못한(?) 외국인 형수와 같이 살면서도 국제결혼을 결심했고 2003년 어여쁜 태국인 완리암 아가씨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한집에 8명이 살고 있으나 봄이 오면 한 식구가 더 늘 예정이다. 막내 며느리인 완리암씨가 임신을 한 것이다. 미우라사또미씨는 해룡고등학교에서 일본문화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시골에 살면서 힘들고 괴로울 때 묵묵히 옆에서 지켜주던 남편에게 고마워 하는 그.
그는 낯선 이국땅 한국 생활은 어렵고 힘들지만 동서와 서로 격려하며 한집에서 한국 일본 태국 3개국의 마음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