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역사 숨쉬는 문화유적지

문화답사기 - 경주문화탐방을 다녀와서 ①

2005-02-24     영광21
사회복지법인 난원 지역문화복지연구소 주최로 겨울방학 특별 기획프로그램인 ‘경주의 신라문화탐방’에 2박 3일 일정으로 처음 참가하게 됐다. 초등학생 20명과 지역주민 10명 등 총 30명이 참가한 가운데 아이들은 부모 곁을 잠시 떠나 여행을 간다는 것이 마냥 좋은 듯 얼굴엔 설레임과 해맑은 미소가 가득했다. 모처럼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를 가본다고 하니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신라 천년의 고도로서 영욕의 역사를 가진 경주는 자연박물관이자 세계적인 관광도시이다. 아침 8시30분에 출발해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 도착한 가야산 자락의 해인사가 첫 번째 코스였다. 간간히 하늘아래 구름이 산 위에 내려져 경치가 아름답게 돋보인 해인사는 10km 정도 들어가는 입구가 소나무 숲으로 이어져 있었다. 불교의 ‘3보사찰’ 중 법보사찰인 해인사의 첫 여정은 ‘성철스님 부도탑’ 순례였다.

한국 현대 불교가 낳은 거목 성철스님의 무덤이 절 입구에 참배객들을 반겼다. 가야산 해인사는 신라시대 화엄종의 전신적인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신라 40대 임금인 애장왕 3년에 창건된 고찰이다. 세속의 모든 먼지와 분별심을 털어버리는 일주문을 통과하고 관음전 극락전 범종각을 지나 고려팔만대장경에 이르렀다. 고종 38년에 완성한 세계최고의 목판본이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몽고군이 침입했을 때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만든 귀중한 문화재로서 세계적인 자랑거리이며, 불교의 영원한 보배이다. 건축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따르기 힘든 우리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첫째날 답사는 해인사로 마치고 숙소가 있는 경주 불국사 앞에 도착해 여정을 풀었다. 밤새 들리는 빗소리와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는 경주의 밤을 더욱 깊게 했다.

둘째날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토함산에 있는 불국사를 보러 갔다. 비가 변해 약간의 눈발이 내렸다. 신라 23대 법흥왕15년에 창건한 이후 1450여년이 됐다. 지금 보이는 석조물은 1230여년전 경덕왕 때 김대성에 의해 조성됐다. 불국사의 불국이란 극락정토 즉 부처님 나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보 25호에 지정된 다보탑은 섬세하고 아름답게 구성된 4층탑이다.

그리고 맞은편에 위치한 석가탑은 일명 무영탑이라고 한다. 이 3층석탑은 종교적인 믿음과 세속적인 사랑을 미화시킨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나온 세계최초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있기도 하다.

또한 부처님모양을 하고 있는 수미산이 있는 범영루는 108명을 앉을 수 있는 곳이다. 견고한 석단 위에 목조로 세워진 극락전을 중심으로 대웅전 뒤편에는 비로전이 있다. 비로전의 우측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병을 고칠 수 있는 관음전이 있다. 불국사 내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대웅전 뒤에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많은 전각과 유물들이 산재해 있는 불국사는 창건 래 이 땅의 낮과 밤을 밝히며 지켜온 수도자들의 성지이자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으로 소중히 간직돼 있었다.
황혜정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