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이먹어도 원흥리의 단짝친구야”
정정자·양금순 어르신 / 대마면 원흥리
대마면 원흥리에서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는 두 어르신이 있다. 1살 차이로 언제나 함께 다니며 마치 친자매 같은 우애를 보인다는 양금순(85) 사진우측·정정자(84)어르신.
20살의 나이에 전북 고창군 구동에서 시집온 정 어르신은 차가운 바람이 불던 11월 가마를 타고 시집와 8남매를 낳아 기르며 대마면 원흥리에서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딸 여섯에 아들 둘이야. 아들 낳으려고 애들을 많이 낳았지. 자식들 키우려고 벼농사도 짓고 베로 모시도 짜고 참 고생을 많이했지”라고 말하는 정 어르신은 매일같이 걸려오는 자녀들의 안부전화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장성에서 시집와 경로당에서 ‘장성언니’로 불리는 양금순 어르신은 17살의 어린 나이에 8살 많은 남편에게 시집와 딸 여섯, 아들 둘의 8남매를 낳아 길렀다.
“이 친구랑 나랑 둘 다 딸 여섯에 밑에 아들 둘이야. 아들을 낳으려다보니 많이 낳았는데 자식 수도 똑같아. 참 재밌는 일이지”라며 웃는 양 어르신은 14년전 남편을 떠나보낸 후 경로당에서 단짝친구인 정 어르신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다.
“집에서 경로당이 멀어도 매일 나와서 놀아. 여기에 오면 친구도 있고 사람들하고 같이 밥도 먹고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얼마나 좋아”라고 말하는 양 어르신은 “경로당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좋아서 같이 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어”라며 웃는다.
어르신들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는 장보경로당 안에서도 남다른 우정을 뽐내며 정답게 지낸다는 정정자 어르신과 양금순 어르신.
사는 곳은 어르신들의 걸음으로 걷기엔 서로 꽤 먼 거리에 떨어져있지만 두 어르신은 매일같이 경로당에서 만나 우애를 다진다.
“이 친구랑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윷놀이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몰라”라고 말하는 정 어르신과 “경로당 사람들 모두와 친하고 잘 지내지만 이 친구가 나랑은 가장 친해”라고 말하는 양 어르신.
같은 마을에 살며 딸 여섯에 아들 둘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친해져 친자매와 다름없는 우애를 보여주곤 한다는 두 어르신은 밥을 먹을 때도, 이야기를 나눌 때도 늘 함께 한다.
“나이 들어서 일도 못하고 아픈 곳도 많지만 경로당에서 이 친구랑 놀다 보면 정말로 재밌고 좋아. 앞으로도 이렇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라는 양금순 어르신의 말에 “같이 정답게 지내면서 재미나게 살아야지”라고 답하며 웃는 정정자 어르신.
두 어르신의 빛나는 우정이 있기에 오늘도 장보경로당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