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열정 주민들에게 쏟으렵니다”

칭찬릴레이 - 김선미 씨 / 불갑모악진료소

2005-03-04     박은정
“며칠 전 보름이었는데 어디 갔다 왔는감” “이거 찰밥인데 새로 했응게 맛이나 봐”라며 마을 아주머니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던 진료소장을 찾아와 안부를 묻는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의 깊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이가 바로 불갑면 모악보건진료소 김선미 소장(46)이다.

1983년 조대간호학과를 졸업한 김 소장은 그 해 대마동부진료소로 발령을 받아 20년간을 그곳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다 낙월송이진료소를 거쳐 지난 2003년 9월 이곳 진료소로 옮겨와 생활하고 있다.

“지금도 대마지역은 어느 댁의 자녀가 몇이고 어느 어르신이 어디가 불편한지 등 모든 기억들이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김 소장은 “어느 기관보다 진료소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기관으로서 그들의 모든 생활까지도 정확히 파악이 된다”며 “심지어 객지에 있는 자녀들이 부모의 안부를 진료소에 물어올 정도”라고 진료소의 특징을 말했다.

“공무원으로 지내던 아버지와 교직생활을 하던 어머니의 안정적인 후원이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됐다”고 전하는 김 소장은 2남5녀 중 셋째딸로 영광읍 도동리가 태생지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주민들의 발길 속에서도 항상 밝음을 잃지 않는 김 소장. 이런 그의 구김없는 모습은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외로움까지 함께 치료하며 지켜주고 있었다.

“김 소장 이 서류 좀 작성해 줄랑가”라며 들어서는 박연호 노인회장은 “이렇게 유능한 소장이 우리 마을로와 열심히 일을 해주니 우리 마을은 복 받은 마을이다”며 “김 소장은 마을 주민에게 얼마나 자상하게 대하는지 모두들 딸처럼 며느리 같이 그를 아끼며 따르고 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김선미 소장은 현재 대한간호협회 보건진료원회 회장을 맡아 전국 2,000여 보건진료원들을 대표하고 있다. 이런 큰 책임을 맡고 있는 김 소장은 업무처리상 가끔 비우는 공석을 메우기 위해 아예 주말을 반납하고 주민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있다.

이른 아침 7시부터 문을 열고 주민을 기다리는 ‘사랑방’모악진료소는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임이 분명했다. 그 속에 함께 한 김 소장의 고운 배려는 마을을 그리고 주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며 하나를 이뤄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젠 이곳이 마지막 정착지입니다”라며 유난히도 남다른 지역사랑을 밝히며 순백의 웃음을 보이는 김 소장. 그는 예전보다 더 크고 넓은 봉사를 위해 마음을 다잡으며 미래를 야무지게 설계하고 있다.